KBO 역대 다승 2위 '대투수'가 "(류)현진이형 보고 배우겠다" 발언 왜? "'류김양' 언급 자체가 고마운 일"
2024.03.04 09:12:13

[스타뉴스 | 구시카와(일본 오키나와)=양정웅 기자]

KIA 양현종이 3일 일본 오키나와현 구시카와 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KBO 리그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시절의 김광현과 양현종, 류현진(왼쪽부터). /AFPBBNews=뉴스1

"(류)현진이 형이나 (김)광현이는 비슷한 레벨이다. 전 국제대회나 해외 진출 때 성적을 비교하면 현저히 떨어진다. 그래서 저는 이름이 같이 거론됐을 때 부정적인 느낌이 없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이 12년 만에 친정 한화 이글스에 복귀하면서 다시 한번 '류김양(류현진·김광현·양현종)'의 정면승부가 펼쳐진다. KBO 역사에 남을 이력을 세우고 있는 양현종(36·KIA 타이거즈)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을까.

양현종은 3일 일본 오키나와현 구시카와 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KBO 리그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등판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류현진의 한국 복귀에 이은 좌완 에이스 3인방의 맞대결에 대해 언급했다.

류현진은 지난달 22일 친정 한화와 8년 170억 원의 KBO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통해 한국 무대에 돌아왔다. 지난 2012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후 12년 만이다. 계약 발표 다음날 곧바로 한화의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한 그는 두 차례 불펜 투구를 소화한 후, 지난 2일 타자를 세워놓고 진행하는 라이브 피칭 65구도 완료했다. 류현진은 최고 139km의 볼로도 두 번이나 타자의 배트를 부러뜨리며 화제가 됐다.


한화 류현진이 2일 오전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타자를 타석에 세워놓고 진행하는 라이브 피칭을 실시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류현진이 한국 무대에 복귀하면서 이른바 '류김양'의 대결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광현은 류현진의 한국 시절 최고의 라이벌이었고, 양현종 역시 두 선수에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치며 리그에 적응했다. 나이도 비슷한 세 선수는 서로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 류현진은 2015년 초 인터뷰에서 "양현종과 김광현, 두 선수 모두 2년 뒤에 메이저리그 진출 기회가 있을 것이다"며 응원을 했고, 실제로 이들은 한 해 차이로(김광현 2020년, 양현종 2021년) 빅리그에 진출했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류현진처럼 메이저리그 유턴파다. 비록 뒤늦게 진출해 빨리 돌아오기는 했지만, 류현진의 올 시즌 활약에 있어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두 선수는 2022년 나란히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4년 103억 원의 FA 계약으로 KIA에 돌아온 양현종은 2022년 12승 7패 평균자책점 3.85, 지난해 9승 11패 평균자책점 3.58의 성적을 거뒀다. 빅리그 2년 생활을 청산하고 돌아온 김광현은 2022시즌 13승 3패 평균자책점 2.13으로 팀의 통합우승을 이끌었고, 지난 시즌에는 9승 8패 평균자책점 3.53으로 마감했다.

양현종은 류현진의 한국 복귀에 대해 "현진이 형이 온다는 게 너무 반갑다. 형·동생 관계로 봤을 땐 반갑고, 선수로 봤을 땐 부담되는 일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진이 형이 오고 경험 많은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낸다면 많은 팬들이 야구장에 오시고 야구 부흥이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반겼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부담도 많이 된다. 또 반대로 맞대결을 하게 되면 많이 배울 것 같다"며 "정말 '이래서 류현진이구나' 그런 느낌을 게임하면서 보고 배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KIA 양현종이 3일 일본 오키나와현 구시카와 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KBO 리그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실 양현종도 KBO 리그 역사에서는 이름을 날린 선수다. 2007년 KIA에 입단한 그는 지난 시즌까지 통산 484경기에서 2332⅓이닝을 던지며 168승 113패 9홀드 1947탈삼진 평균자책점 3.81의 성적을 거뒀다. 역대 다승과 탈삼진 2위, 이닝 3위 등 누적 성적만 봐도 대단한 업적을 남겼다. 2017년 리그 MVP와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2014년부터 리그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최동원 상도 두 차례(2014, 2017년) 차지했다. 그런 '대투수'도 류현진에게 배우려는 입장이다.

이어 양현종은 '류김양' 조합에 대해서도 "그런 말이 언론에서 나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류)현진이 형이나 (김)광현이는 비슷한 레벨이다. 미국에서도 성적을 냈고, 국제대회에서도 중요한 경기를 잡았다. 전 국제대회나 해외 진출 때 성적을 비교하면 현저히 떨어진다"며 "KBO 내에서는 명함을 내밀 수 있지만, 해외 무대에서는 레벨이 달랐다"고 말했다.


KIA 양현종이 3일 일본 오키나와현 구시카와 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KBO 리그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이날 양현종은 이번 스프링캠프 들어 첫 등판에 나섰다. 선발투수로 출격한 그는 2이닝 동안 단 16개의 공으로 6명의 롯데 타자들을 삼진 2개를 묶어 퍼펙트로 요리했다. 최고 구속은 143㎞까지 나왔다. 시범경기를 앞두고 마지막 점검에서 좋은 모습으로 희망을 가지게 했다.

양현종은 "연차가 좀 있어도 오랜만에 마운드에 오르는 건 낯설다"며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또한 올 시즌부터 새로 도입되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에 대해서도 준비에 나섰다. 그는 "커브를 신경써서 던졌다. 앞으로도 비율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연습경기나 시범경기에서도 꾸준히 많이 던질 생각이다"고 밝혔다.

지난해 양현종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비로 인해 평년과 다르게 몸을 만들면서 리듬이 깨졌다. 그는 캠프를 마무리하면서 "올해는 차분히 개막에 맞춰 준비를 해서 괜찮다. 호주에서도 몸을 잘 만들었고, 아픈 곳 없이 브레이크 걸린 것도 없이 꾸준히 순탄하게 계획대로 가고 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KIA 양현종이 캐치볼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