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타-솔로포-적시타-2루타...2년 울분 해소, 김도영 라이벌이 뜬다
2024.02.26 09:37:36



[OSEN=이선호 기자] 울분의 4안타였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윤도현(21)이 오키나와 연습경기 첫 날부터 화끈한 타격을 펼쳤다. 25일 일본 오키나와 킨베이스볼스타디움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첫 연습경기에서 5타수 4안타 2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2년 동안 부상으로 제몫 못한 아쉬움을 털어냈다. 내야뎁스 강화에 희망을 던져주었다. 

3번타자 2루수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넣었다. 이범호 감독의 기대가 담긴 기용이었고 1회말 첫 타석부터 응답했다. 1사1루에서 깨끗한 중전안타를 터트렸다. 후속 두 타자가 범타로 물러나 KIA는 득점에 실패했다.  0-0이던 3회말 2사후 두 번째 타석에서 폭발했다. 상대투수의 떨어지는 커브를 끌어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선제 솔로포를 터트렸다. 

2024 스프링캠프 KIA 대외 연습경기에서 첫 대포를 쏘아올린 것이다. 변화구에 대한 대처능력까지 보여주는 강력한 스윙이었다. 5회 1사후 세 번째 타석에서도 날카로움은 이어져 좌전안타로 1득점의 발판을 놓았다. 7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1사후 3루수 옆을 꿰뚫는 2루타까지 작렬했다. 이어진 고종욱의 좌월 2루타때 가뿐하게 홈플레이를 발아 두 번째 득점을 올렸다. 





사이클링 히트를 기대받은 9회 마지막 타석은 선두타자로 등장해 좌익수 플라이에 그쳤다. 빠졌다면 3루타성 타구였으나 아깝게 상대 좌익수에 잡혔다. 이날 5타석 모두 정타를 터트리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팀은 3-0으로 앞서다 후반 좌완 김기훈의 부진으로 3-4로 패했으나 윤도현의 맹활약은 커다란 수확이었다. 

윤도현은 야구천재 김도영의 고교시절 라이벌이었다. 광주 동성고 김도영이 2022 1차지명을 받았다. 광주일고 윤도현은 2차 2번 낙점을 받았다. 좌완 최지민이 2차 1번이었고 윤도현은 타자로는 가장 높은 순위를 받았다. 그만큼 잠재력이 컸고 2022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라이브배팅과 연습경기에서 강력한 타구를 생산하며 눈길을 한 몸에 받았다. 

1군 즉시전력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혔던 김도영이 뒤늦게 3월부터 캠프에 합류했다. 두 선수는 보이지 않는 경쟁을 벌였고 유격수와 3루수로 실점에 나란히 출전했다. 하필이면 삼성과의 시범경기에서 오재일의 팝플라이를 서로 처리하려다 부딪히며 오른손 중수골 골정상을 입다. 윤도현은 그대로 시즌을 접었다. 



부상의 후유증은 의외로 깊었고 오래갔다. 2022시즌을 통째로 쉬었고 2023시즌도 허벅지 부상까지 겹치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입단 이후 2023년 퓨처스리그는 11경기, 1군도 단 1경기 뿐이었다. 진면목을 보여줄 시간도 없었고 동기생 김도영이 주전으로 자리를 잡는 것을 보면서 아쉬움을 곱씹었다. 

어쩌면 첫 연습경기에서 화끈한 타격은 지난 2년 동안 절치부심의 결과였다. 수비도 유격수 뿐만 아니라 3루수와 2루수까지 가능한 유틸리티맨이다. 타격 경쟁력을 계속 보여준다면 개막 엔트리에 들어갈 수도 있다. 주전을 포함해 내야 전반에 걸쳐 또 다른 긴장감을 예고했다. 김도영과 함께 터지면 최상의 시나리오이다. 이범호 감독이 웃을 수 밖에 없는 첫 실전 4안타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