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亞 내야 최초 GG 수상 '먹구름', 수상 전초전서 2루수 5위에 머물렀다... 올라간 인지도는 '희망'
2023.10.27 17:59:55

[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김하성의 수비 장면. /AFPBBNews=뉴스1

 

'수비의 달인'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골드글러브 수상 도전에 걸림돌이 생겼다. 또다른 수비 관련 수상이 무산된 것이다.

메이저리그(MLB) 데이터 분석 업체인 스포츠인포솔루션스(SIS)는 27일(한국시간) '필딩 바이블 어워즈' 수상자를 발표한 가운데, 김하성은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필딩 바이블 어워즈는 지난 2006년부터 시작된 행사로, 빅리그 포지션별 최고의 수비수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골드글러브와는 달리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를 합쳐 포지션당 한 선수만 선정되고, 유권자의 투표 결과를 반영하지만 세이버매트릭스 수치도 참고한다.

김하성은 주 포지션이 2루수에서는 5위에 밀렸다. 수상자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안드레스 지메네스로 선정됐고, 2위부터 4위는 마커스 시미언(텍사스),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 브라이스 스탓(필라델피아)가 차례대로 뽑혔다. 또한 김하성이 골드글러브 후보로 올라간 유틸리티 플레이어 부문에서는 5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물론 필딩 바이블 어워즈와 골드글러브의 투표인단이 완벽히 겹치는 것은 아니기에 수상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또한 골드글러브는 리그가 나눠진 만큼 순위가 더 올라갈 전망이다. 하지만 같은 내셔널리그에서도 호너와 스탓에게 밀렸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이에 김하성의 수상 가능성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김하성의 수비 장면. /사진=샌디에이고 구단 공식 SNS
김하성이 2023시즌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2루수부문 최종 후보가 됐음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롤링스 베이스볼 공식 SNS
김하성이 2023시즌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 최종 후보가 됐음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롤링스 베이스볼 공식 SNS

 

김하성은 지난 19일 골드글러브 주관사 롤링스사가 발표한 2023 골드글러브 부문별 최종 후보에서 2루수와 유틸리티 선수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유격수에 이어 2년 연속 노미네이트됐다. 지난 시즌에는 골드글러브의 수비 지표 기준인 미국야구연구협회(SABR)가 개발한 수비 지수 SDI 7.6을 기록, 7.7의 댄스비 스완슨(당시 애틀랜타)과 0.1 차이에 불과한 내셔널리그 유격수 중 4위였지만, 스완슨에게 상을 내주고 말았다.

베테랑 유격수 잰더 보가츠의 영입으로 올해 2루수로 자리를 옮긴 김하성은 프로에서는 경험이 많지 않은 다소 낯선 포지션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김하성은 스탯캐스트를 통한 최신 수비 지표인 OAA(Outs Above Average, 0이 평균)에서 2루수로 나온 경기에서 +7을 기록하며 평균 이상의 뛰어난 수비를 보여줬다. 올해 가장 마지막으로 공개된(8월 14일) SDI 수치로도 8.3으로 메이저리그 2루수 전체 1위이자 전 포지션 통틀어 7위였다.


김하성이 2023시즌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가 됐음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샌디에이고 구단 공식 SNS

 

특히 지난해 다소 부족했던 인지도가 올해 올라갔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김하성은 9월 이후 부진(타율 0.176, OPS 0.471)으로 기록이 떨어지기 전까지 한때 야구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 순위에서 야수 부문 1위에 오르며 화제의 대상이 됐다. 최종 기록도 5.8로, 내셔널리그 전체 야수 중 7위에 오르며 리그 정상급 선수로 거듭났다. 한때 내셔널리그 MVP 후보로도 이름이 올라갔다.

지난 9월 미국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BA)에서 메이저리그 감독과 스카우트, 경영진을 대상으로 2023시즌 메이저리그 최고의 능력을 가진 선수를 뽑는 투표를 실시했고 내셔널리그 2루수 부문에서 김하성이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김하성은 리그에서 수비만큼은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이다.


김하성(왼쪽)과 매니 마차도. /AFPBBNews=뉴스1

 

팀 동료들의 지원사격도 이어졌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샌디에이고 3루수 매니 마차도는 "때로는 숫자가 아니라 과거에 한 일 때문에 특정 사람들에게 상이 돌아가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는 확실히 김하성의 해가 될 것"이라고 응원했다. 올 시즌 지휘봉을 잡았던 밥 멜빈 전 감독(현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김하성은 정말 놀라운 선수다. 유격수로서 익숙한 선수지만, 이젠 2루에서 골드글러브 선수처럼 보인다"고 칭찬했다.

골드글러브 최종 수상자는 11월 6일 미국 매체 ESPN의 선데이 베이스볼 코너에서 발표된다. 만약 김하성이 골드글러브를 수상한다면 한국 최초, 아시아 선수로서는 스즈키 이치로(50) 다음으로 두 번째다. 일본도 이치로 외에는 골드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한 적이 없어 김하성은 아시아 내야수 최초 골드글러브 수상자라는 영광을 차지하게 된다.


김하성(뒤)이 경기를 끝내는 환상적인 송구를 펼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하성. /AFPBBNews=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