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탈락 휴스턴 '상원의원의 저주' 등장, 직관하면 전패... 팬들 "경기장 오지 말라 했잖아!" 분노
2023.10.27 00:44:23

[스타뉴스 | 신화섭 기자]
테드 크루즈 텍사스주 공화당 상원의원. /AFPBBNews=뉴스1

휴스턴 선수들이 지난 24일(한국시간) 텍사스와의 ALCS 7차전을 지켜보고 있다. /AFPBBNews=뉴스1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에서 탈락한 휴스턴에 '상원의원의 저주'라는 달갑지 않은 징크스가 등장했다.

휴스턴은 지난 2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ALCS 7차전에서 텍사스에 4-11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3승 4패가 된 휴스턴은 월드시리즈 2연패 도전에 실패했다.

미국 뉴스위크는 25일 "휴스턴 팬들이 텍사스에 패한 뒤 '크루즈의 저주'라며 이날 경기장을 찾은 테드 크루즈(53) 텍사스주 공화당 상원의원을 비난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매체는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앞선 6차전까지 크루즈 의원이 (휴스턴의 홈구장) 미닛메이드파크를 방문해 현장에서 경기를 직접 관람한 4번 모두 휴스턴이 졌다"며 "이런 이유로 휴스턴 팬들은 ALCS 7차전이 열리기 전부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이용해 크루즈 의원에게 경기장에 오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지만 팬들의 바람과 달리 그는 경기장에 나타났고, 휴스턴은 또다시 패배했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ALCS에서 휴스턴은 원정 3경기(3~5차전)를 모두 이기고 홈 4경기(1~2, 6~7차전)에선 전패했다.

크루즈 의원측 대변인은 매체와 인터뷰에서 "크루즈 의원은 지난 7년간 거의 모든 휴스턴의 홈경기를 직접 경기장에 가서 관람했다"며 "팬들은 이번 ALCS 7차전 패배의 이유를 의원 탓으로 돌리려 하지만, 그렇다면 휴스턴이 최근 7번이나 ALCS에 진출한 것과 그 중 2017년과 2022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것은 크루즈 의원이 직접 경기장에 갔기 때문이며 이는 의원의 덕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의원측 설명에도 팬들의 화는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이들은 SNS 등을 통해 "이날 패배로 크루즈 의원이 경기장을 찾은 올 시즌 휴스턴의 포스트시즌 홈경기 성적은 5전 전패가 됐다"며 "'크루즈의 저주'가 제발 오래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테드 크루즈(왼쪽) 상원의원을 비난하는 휴스턴 팬의 게시물. /사진=SNS 캡처

 

한편 메이저리그에는 다양한 '저주'가 존재하는데 이 중 가장 오랜 기간 지속된 것은 시카고 컵스와 연관된 '염소의 저주'가 있다.

1945년 컵스의 한 열성 팬은 평소 가족처럼 여기는 자신의 염소를 데리고 컵스와 디트로이트가 맞붙은 월드시리즈 경기장을 찾았다. 하지만 경기를 관람하던 중 '염소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컵스 구단주에 의해 구장에서 쫓겨났다.

이 팬은 경기장을 떠나면서 "컵스는 내 염소를 모욕했기 때문에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패배할 것이고, 다시는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컵스는 이후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하며 이른바 '염소의 저주'에 시달렸다. 이 저주는 지난 2016년 컵스가 월드시리즈를 제패하며 무려 71년 만에 풀렸다. 1908년 이후 108년 만의 우승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