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0G 타율 2할' 김하성 대체 왜 이러나, 무사만루 삼진→병살타까지... 36호 도루+GG 수비는 여전
2023.09.16 17:39:07

[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김하성./AFPBBNews=뉴스1
김하성./AFPBBNews=뉴스1
김하성./AFPBBNews=뉴스1

 

대체 왜 이러나 싶을 정도다. 전반기 폭주기관차처럼 달렸던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8월 중순부터 하락세가 뚜렷하다. 그럼에도 단 한 번의 찬스에서 2루를 훔치고 여전한 골드글러브급 수비를 보여주며 왜 타격 부진에도 자신이 주전으로 나오는지 자격을 입증했다.

김하성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콜리세움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2023 메이저리그 원정 경기에서 1번 및 2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무안타 1볼넷 1도루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때 0.280도 넘나들던 김하성의 시즌 타율은 0.266까지 추락했고 OPS(출루율+장타율)도 0.764로 한풀 꺾였다. 최근 30경기 타율이 딱 0.200으로 2할이다. 전반기 내내 '어썸 킴' 신드롬을 일으킨 후폭풍이 이제야 나타나는 모양새다. 지난 13일 경기에서 49일 만에 경기에서 제외되며 휴식을 취했지만, 14, 16일 두 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치며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김하성은 14일 샌디에이고 지역 매체 '샌디에이고 유니언 트리뷴'과 인터뷰에서 "정말, 정말 (시즌이) 길다. 내 몸을 갈아 넣고 있다"고 솔직하게 밝히면서 "나는 쌩쌩한 상태를 유지하고 높은 수준의 플레이를 펼치며 팀 승리를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려고 노력 중이다.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 내 일 같다"고 다짐했다.

리드오프가 지친 대신 테이블세터 파트너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펄펄 날았다. 2번 및 우익수로 나선 타티스 주니어는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볼넷으로 김하성 대신 타선의 물꼬를 텄다.

선발 세스 루고도 6이닝 5피안타(2피홈런) 1볼넷 7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 호투하면서 샌디에이고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잰더 보가츠, 매튜 바튼, 호세 아조카르가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루고의 7승(7패)를 도왔다.


평균 시속 149㎞ 좌완 상대 악전고투, 무사만루 삼진에 병살타까지... 김하성 11타석 연속 무안타


김하성이 아웃 판정을 받은 후 아쉬운 제스처와 함께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김하성이 아웃 판정을 받은 후 아쉬운 제스처와 함께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이날 상대한 투수는 평균 시속 149㎞ 좌완 션 뉴컴. 지난해 20경기 평균자책점 8.78을 기록 후 방출돼 올해 오클랜드에서 6경기(12이닝) 평균자책점 0.75을 기록 중인 평범한 7년 차 투수. 하지만 김하성은 뉴컴을 상대로 악전고투했다.

1회 첫 타석부터 중견수 직선타로 물러난 김하성은 2회 무사만루 찬스를 맞았다. 뉴컴의 공이 스트라이크존 이곳저곳으로 비산하는 상황에서 한가운데 들어온 공들은 정타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걷어내기 바빴다. 결국 7구째 바깥쪽 높은 공에 방망이가 헛나왔고 그대로 삼진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그 아쉬움을 달래준 것은 다음 타순의 타티스 주니어였다. 1회 첫 타석에서 우중월 솔로포로 팀에 선제점을 안긴 타티스 주니어는 2회 만루 찬스에서도 외야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타로 팀에 4-0 리드를 가져다 줬다.

반면 김하성은 4회 무사 1루에서도 병살타로 아웃돼 팀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 사이 오클랜드는 2회, 3회 한 점씩 따라붙었고 샌디에이고는 5회 1사 1, 2루에서 루이스 캄푸사노가 1타점 적시타를 추가하며 5-2로 샌디에이고가 리드하는 긴장감 있는 경기를 이어갔다.

김하성, 도루 위한 단 한 번의 기회 놓치지 않았다... 오클랜드 기 꺾는 우아한 터닝 스로우 수비까지


김하성(오른쪽)이 16일(한국시간) 오클랜드전 6회초 1사에서 2루를 훔치고 있다./AFPBBNews=뉴스1
김하성(오른쪽)이 16일(한국시간) 오클랜드전 6회초 1사에서 2루를 훔치고 발목이 꺾여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김하성이 16일(한국시간) 오클랜드전 8회말 1사에서 러닝 스로우로 1루에 송구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하지만 왜 자신이 최근 길어진 부진에도 주전으로 나서는지 주루와 수비로 입증했다. 김하성은 6회 1사에서 바뀐 투수 아드리안 마르티네스를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했다. 곧이어 여유 있게 2루를 훔치면서 시즌 36호 도루를 기록했다. 이미 한국인 한 시즌 최다이자 아시아 내야수로서도 최초인 40도루까지도 단 4개만을 남겨뒀다.

도루하는 과정에서 발목이 살짝 꺾이는 듯한 장면이 있어 잠시 경기가 중단됐으나, 김하성이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고 경기가 재개됐다.

8회 타석에서도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살짝 불편한 발목으로 환상적인 수비를 보여주며 제몫을 했다. 오클랜드의 라이언 노다가 8회말 1사에서 친 땅볼 타구가 투수의 발을 맞고 2루 베이스 쪽으로 튀었다. 갑작스럽게 바뀐 타구였지만, 김하성은 백핸드로 잡아 껑충 뛰어 터닝 스로우를 하면서 1루에서 주자를 잡아냈다. 왜 자신이 골드글러브 유력 후보인지 보여준 명품 수비. 당연하게도 현지 중계진에서도 감탄사가 나왔다.

기세를 탄 샌디에이고는 9회초 2사 1, 2루에서 아조카르가 쐐기 스리런을 날리면서 샌디에이고가 8-3 승리를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