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두산’ 트레이드 복덩이, 어느덧 예비 FA “이적 만족도 100점…올해는 후회 없이”
2023.01.22 15:20:36

 

두산 양석환 / OSEN DB



[OSEN=이후광 기자] 두산 베어스의 트레이드 복덩이 양석환(32)이 예비 FA 시즌을 맞아 후회 없는 한해를 다짐했다. 지난해 내복사근 부상으로 날개가 꺾인 만큼 올해는 부상 없이 풀시즌을 치른 뒤 복덩이 타이틀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양석환이 처음 두산 유니폼을 입은 건 2021년 3월. LG 차명석 단장이 1루수가 필요한 두산에 양석환을 선 제시한 뒤 반대급부로 함덕주를 요구하는 트레이드를 제안했다. 두산은 고민을 거듭했고, 결국 주전 1루수를 얻기 위해 좌완 함덕주를 내주는 결단을 내렸다. 함덕주-양석환 맞교환에 합의한 양 팀은 채지선, 남호 등 어린 투수들까지 더해 최종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양석환에게 두산 이적은 신의 한 수가 됐다. 베어스의 5번 1루수를 맡아 첫 시즌부터 ‘트레이드 복덩이’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2021시즌 133경기서 타율 2할7푼3리 28홈런 96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루수 고민을 지움과 동시에 KBO리그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기여했다.

첫해와 달리 작년은 실망의 연속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고질적인 내복사근 부상이 재발했고, 5월 복귀 후에도 후유증에 시달리며 107경기 타율 2할4푼4리 20홈런 51타점의 저조한 성적으로 한 시즌을 마무리했다. 양석환과 더불어 김재환, 정수빈 등 주축 선수들이 동반 부진을 겪은 두산은 창단 첫 9위 수모를 겪었다.

최근 잠실에서 만난 양석환은 “가장 큰 건 부상이었다. 부상 전에 출발이 좋았기 때문에 더 아쉬웠다”라며 “지난해를 돌이켜보면 아무래도 장타를 칠 수 있는 타자가 (김)재환이 형밖에 없어서 견제가 심하게 들어왔다. 그러다가 형과 내가 둘 다 무너지면서 팀 성적이 수직적으로 떨어졌다.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라고 한해를 되돌아봤다. 

 

두산 양석환 / OSEN DB



이번 오프시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부상 방지다. 부상 재발이 잦은 내복사근을 강화하기 위해 각종 운동을 병행 중이다. 양석환은 “근육 유연성을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고, 필라테스를 통해 코어를 중점적으로 단련시키고 있다. 회전 운동도 차근차근 하고 있다. 운동이 잘 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두산은 2023시즌에 앞서 감독을 바꾸고 FA 최대어 양의지를 영입하며 이른바 뉴 베어스를 선언했다. 공교롭게도 두 변화 모두 양석환과 관련이 있다. 일단 이승엽 감독은 현역 시절 한국 최고의 홈런타자였다. 아울러 양석환은 양의지의 합류로 중심타선에서 작년보다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양석환은 “감독님과 스프링캠프에서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많을 것 같다. 궁금한 점을 많이 여쭤보려고 한다”라며 “감독님은 현역 시절 워낙 많은 홈런을 치셨는데 특히 밀어서 많은 홈런을 만드셨다. 밀어서 멀리치는 법과 노림수를 여쭤보고 싶다”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양의지 합류 효과에 대해선 “그 전에 (박)건우 형이라는 좋은 3번이 있었는데 작년에는 3번에서 잘해주는 선수가 없어서 힘들었다. 4, 5번의 부담이 컸다. 둘 중 하나라도 버텼다면 괜찮았을 텐데 같이 무너졌다”라며 “사실 앞에 (김)재환이 형이 있는 것만 해도 큰 힘이 된다. 그런데 (양)의지 형이라는 좋은 선수까지 와서 기대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두산 양석환 / OSEN DB



양석환에게 다가오는 시즌이 특별한 또 다른 이유. 신일고-동국대를 나와 2014 LG 2차 3라운드 28순위로 프로에 입단, 어느덧 FA 자격을 눈앞에 뒀기 때문이다. 2023시즌을 건강하게 보내면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다른 선수들이 그랬듯 그 동안의 활약을 금전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다만 그렇다고 오버 페이스는 금물이다. 양석환은 “내가 기를 쓰고 1년을 해도 상황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이미 어느 정도 정해져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너무 FA를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 이 순간 할 수 있는 거를 놓치지 않고 가겠다”라고 마음가짐을 전했다.

양석환에게 두산은 특별한 팀이다. 상무 전역 후 방황을 거듭하다가 이적과 함께 한 시즌 홈런 커리어 하이(28개)를 썼고, 5번타자-1루수라는 확실한 자신의 자리가 생겼다. 양석환의 목표는 지난해 부상의 아쉬움을 털고 다시 좋은 기운을 받아 시장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것이다.

양석환은 “두산 이적 만족도는 100점이다. 와서 좋은 기회를 주셨고 나도 잘했다. 그래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야구하기 좋은 환경인 팀이다”라며 “올해는 팀에 변화가 있어서 그에 맞춰 적응을 해야 한다. 중요한 시즌을 앞두고 있는데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해서 후회 없는 한해를 보내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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