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과 ‘양’ 사이에 낀 115억 거포…44홈런 MVP의 위용 되찾을까?
2022.12.05 12:10:05

두산 시절 양의지(좌)와 김재환 / OSEN DB

 

[OSEN=이후광 기자] 두산 4번타자 김재환은 지금으로부터 4년 전 호쾌한 홈런스윙으로 KBO리그를 평정했다.

김재환은 2018시즌 139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3푼4리 44홈런 133타점 OPS 1.062의 화력을 뽐내며 정규시즌 MVP의 영예를 안았다. 홈런과 타점 1위를 비롯해 장타율(.657)과 OPS 2위, 안타 6위(176개), 타율 10위 등 각종 지표 상위권을 독식한 한해였다.

그러나 두산 팬들은 그 때를 끝으로 김재환의 3할 타율을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타율이 2할대에 머물렀고, 2019시즌에는 홈런수가 15개로 급감하며 MVP의 자존심을 구기기도 했다.

김재환은 4년 총액 115억원 초대형 FA 계약 첫해인 올해도 128경기 타율 2할4푼8리 23홈런 72타점 OPS .800의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슬럼프가 장기화되며 8월까지 타율이 2할대 초반에 머물렀고, 9월 반짝 반등으로 3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했지만 김재환다운 호쾌한 스윙을 좀처럼 볼 수 없었다.

두산으로 돌아온 고토 고지 타격코치는 김재환의 부진을 양의지의 NC행과 결부시켜 분석했다. 고토 코치는 “당시 김재환의 좋은 활약 이유 중 하나는 5번에 양의지라는 좋은 타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2018시즌은 개인의 활약과 더불어 두산이 가족 같은 원팀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투수들이 김재환 뒤에 4번타자 같은 5번타자 양의지가 있어 김재환과 정면승부를 펼쳤다는 이야기였다.


두산 김재환 / OSEN DB


시간이 흘러 다시 양의지가 두산 유니폼을 입는 날이 찾아왔다. 4년간의 NC 생활을 마치고 지난 22일 친정 두산과 4+2년 총액 152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것. 양의지는 현존하는 KBO리그 최고의 공격형 포수다. 2018시즌부터 4년 연속 3할 타율을 비롯해 최근 5시즌 연속 20홈런 이상을 때려냈다. 고토 코치가 언급한 2018시즌 또한 133경기 타율 3할5푼8리 23홈런 77타점의 화려한 성적을 자랑했다.

양의지의 합류로 두산은 단숨에 호화 중심타선을 꾸릴 수 있게 됐다. 김재환이 4번에서 중심을 잡고 앞뒤에 양석환, 양의지가 포진하는 리그 최강 클린업트리오가 구축된 것. 아울러 새 외국인타자 호세 로하스와 허경민의 활약 여부에 따라 두산 중심은 더욱 무게감을 더할 수 있다. 부진했던 김재환이 과연 양의지 효과에 힘입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이승엽 감독은 “잠실구장에서 홈런 40개 이상을 친 4번타자가 많지 않다. 물론 그 때보다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기대할 수 없겠지만 위용을 되찾을 수 있도록 격려를 많이 할 생각이다”라며 ”홈런 40개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30개만 기대하겠다”라고 김재환을 향한 현실적인 기대치를 전했다..

내년 양의지라는 걸출한 중심타자가 왔으니 사령탑의 기대치 정도만 달성해도 충분히 클린업트리오가 위력을 뽐낼 것으로 예상된다. 단 김재환이 2021시즌 이후 2시즌 만에 30홈런을 쳐야만 효과가 배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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