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천재성이 이정도라니... "경기 중 구종 추가, 게임 같은 습득력"
2022.11.14 17:38:00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시즌 중 신구종을 추가해 화제가 된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 여기에는 오타니 본인의 배짱이 한몫했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13일 오타니의 투심 패스트볼에 대해 언급했다. 오타니는 지난 12일 NHK에서 방송된 특집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올 시즌에 대해 돌아봤다.

2022년 오타니는 타자로는 157경기에서 타율 0.273 34홈런 95타점 11도루 OPS 0.875, 투수로는 28경기에 나와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했다. 역대 최초로 규정이닝-규정타석을 동시에 채우는 등 투타겸업의 질도 높아졌다.

특히 투수로서 장족의 발전을 이룬 부분을 주목할 만하다. 2018년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오타니는 초반만 하더라도 제구 난조와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인해 마운드에서의 활약이 저조했다. 2020년에는 2경기 평균자책점 37.80을 기록한 후 잔여시즌에서 타자로만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 9승,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내구성과 구위에서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데뷔 5시즌 만에 드디어 10승 고지를 밟았다.

특히 시즌 도중에도 변신을 시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난 8월 28일(한국시간) 토론토전부터 기록상으로 오타니는 그동안 거의 던지지 않았던 투심이 추가됐다. 이후 9월 11일 휴스턴전에는 20개까지 비중을 끌어올렸다.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올해 투심을 97개 던진 오타니는 피안타율 0.167, 피장타율 0.250을 기록했다. 타구 발사각은 -10도로, 그는 투심을 통해 땅볼 타구를 제대로 유도하고 있다. 구속 역시 시속 97.2마일(약 156.4km)로, 포심(97.3마일)과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매체에 따르면 사실 오타니는 이미 7월부터 경기 중 투심을 던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에는 누구도 투심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포심으로 기록됐다. 연습 때도 구사한 적은 있었지만, 실전에서 갑작스럽게 사용하는 건 다른 문제였다.

특히 접전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신구종을 구사하는 배짱이 돋보였다. 매체는 "위험성이 적은 순간에 던져도 될까말까인데, 경기 중간에 이를 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오타니는 오락과 같은 감각으로 '마구'를 얻었다"며 "팀 동료들도 '너무 불공평하다'며 극찬의 메시지를 남겼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위력적인 직구가 돋보이는 선수였다. 그러나 올해 포심의 피안타율이 0.281까지 치솟았다. 시즌 기록(0.203)과 비교하면 꽤나 부진한 기록이다. 이에 그는 시즌 도중 과감하게 새로운 공을, 그것도 꽤나 완성도 있는 구종을 추가했다. 천재성이 돋보이는 일화라고 할 수 있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