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BB·HP·BB’ 탈삼진 이어 4사구도 새 역사…25억 MVP의 충격 몰락
2022.06.25 21:28:33

[OSEN=잠실, 지형준 기자]1회초 2사 만루에서 두산 미란다가 KIA 박동원에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고 있다. 미란다는 1회를 채우지 못하고 4실점 교체. 2022.06.24 /jpnews@osen.co.kr


[OSEN=잠실, 이후광 기자] 작년 MVP가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일까. 아리엘 미란다(두산)가 한 이닝 최다 4사구의 불명예를 남기고 ⅔이닝 만에 마운드를 넘겼다.

미란다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8차전에 선발 등판해 ⅔이닝 0피안타 7사사구 2탈삼진 4실점 난조로 고개를 숙였다.

미란다는 지난 시즌 ‘전설’ 최동원의 최다 탈삼진 기록을 경신(225개)하며 정규시즌 MVP와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다. 그리고 이에 힘입어 종전 80만 달러(약 10억 원)에서 110만 달러 인상된 190만 달러(약 25억 원)라는 거액에 재계약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미란다의 경기 전 기록은 2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86에 머물러 있었다. 스프링캠프서 돌연 어깨 통증을 호소하더니 4월 23일 LG전 3이닝 2실점 이후 어깨 근육 뒷부분이 미세 손상되며 두 달이 넘게 1군 무대서 자취를 감췄다. 이후 밸런스까지 문제가 생겨 복귀 플랜이 연기됐고, 18일 퓨처스리그 삼성전(3이닝 무실점)을 거쳐 우여곡절 끝에 복귀전이 성사됐다.

경기 전 만난 사령탑의 기대는 크지 않았다. 2군에서 3이닝 동안 볼넷이 4개였고, 직구 최고 구속이 144km밖에 나오지 않았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김태형 감독은 “구속이 이전처럼 나오긴 힘들다”라며 “제구력과 함께 경기 운영이 되는 수준이면 좋겠다. 이 정도면 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서야 한다”라고 냉정한 시선을 드러냈다.


[OSEN=잠실, 지형준 기자]1회초 1사 만루에서 두산 권명철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미란다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미란다는 1회를 채우지 못하고 4실점 교체. 2022.06.25 /jpnews@osen.co.kr


김 감독의 작은 바람조차 그에겐 사치였다. 1회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박찬호-이창진-소크라테스 브리토의 3연속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자초한 미란다는 나성범의 삼진으로 한숨을 돌렸으나 곧바로 황대인에게 풀카운트 끝 밀어내기 볼넷을 헌납했다. 이후 최형우의 삼진으로 이어진 2사 만루서 김선빈(사구)-박동원(볼넷)-류지혁(볼넷)에게 3타자 연속 밀어내기를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미란다는 0-4로 뒤진 1회 2사 만루에서 결국 박신지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최악의 부상 복귀전을 치렀다. 박신지가 박찬호를 2루수 땅볼 처리하며 승계주자 3명이 모두 지워졌지만 이미 4사구 7개-4실점을 허용한 뒤였다. 투구수는 46개(스트라이크 17개).

미란다는 제구 참사로 KBO리그 역대 한 이닝 최다 4사구 신기록 불명예를 썼다. 종전 1997년 4월 17일 잠실 LG전 1회 해태 이강철, 2001년 8월 18일 무등 KIA전 1회 롯데 김영수, 2013년 6월 6일 목동 삼성전 5회 넥센 강윤구, 2021년 9월 11일 잠실 두산전 1회 LG 김윤식의 6개를 뛰어넘었다.

또한 KIA에게 팀 최다 밀어내기 득점 역대 공동 2위(4점), 역대 3번째 무안타 타자일순이라는 진기록을 안겼다. 25억 MVP가 1년 만에 방출 1순위 외인으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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