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 리드 시 59승 4무' 지지 않는 영웅 군단, 에이스는 김재웅이다
2022.06.24 15:25:19

김재웅./사진=키움 히어로즈

 

이쯤 되면 인정해야 할 것 같다. 1년 가까이 지지 않는 영웅 군단, 에이스는 김재웅(24·키움)이다.

김재웅은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2022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긴박한 상황에서 등판했다. 7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아내던 선발 안우진이 8회 흔들렸다. 1사 1, 3루에서 김현준이 좌전 1타점 적시타를 날렸고 안우진은 마운드를 내려왔다. 다다음 타석부터 키움을 기다리는 것은 호세 피렐라-오재일-강민호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

키움 벤치는 소방수로 김재웅을 선택했다. 일단 우타자 오선진 대신 내보낸 좌타자 김재성이 우전 안타를 때려내면서 삼성의 대타 작전이 성공했다. 만루여도 6-1로 키움이 앞선 상황이었지만, 타석에는 한 방이 있는 피렐라였기에 라이온즈파크는 후끈 달아올랐다.

피렐라는 파울 타구를 연거푸 만들었으나, 승자는 김재웅과 키움 내야진이었다. 피렐라가 건드린 8구째 슬라이더는 3루로 향했고 3루수 김휘집과 2루수 김혜성은 침착하게 5-4-3 병살타를 완성했다. 이후 9회 1점을 추가한 키움은 삼성에 3-1로 승리하며 대구 3연전을 쓸어 담았다.


키움 김재웅이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8회말 1사 만루 위기를 막아낸 뒤 포효하고 있다./사진=OSEN


25일 경기까지 키움의 정규 시즌 7회 리드 시 무패 기록은 35승 1무다. 지난 시즌을 포함하면 키움은 2021년 7월 8일 SSG전 이후부터 7회 리드 시 59승 4무로 진 적이 없다. 이 기간 철벽같은 키움 불펜의 구성원이 항상 같았던 것은 아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국가대표 마무리 조상우가 군 복무를 위해 떠났고, 그를 대신한 마무리 김태훈이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이탈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승호, 문성현 등은 수시로 보직이 바뀌었다.

늘 한결같았던 것은 김재웅뿐이었다. 몇 회가 됐든 하이 레버리지, 즉 가장 긴박한 상황에서 등판해 팀 승리를 지켰다. 김재웅은 많은 삼진을 잡아내는 투수는 아니다. 평균 시속 140㎞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슬라이더로 맞춰 잡는다. 완벽한 제구보단 실점을 최소화하기 위한 피칭에 신경 쓰는 탓에 볼넷도 많다. KBO리그 한 구단 전력분석원은 스타뉴스에 "김재웅은 체인지업과 직구의 수직 무브먼트가 정말 좋다. 빠르지 않지만, 타자들이 치기 쉽지 않은 공"이라고 평가했다.

그 말을 증명하듯 매 경기 안타 혹은 볼넷을 내주는 듯했다. 하지만 끝나고 보면 언제나 키움의 리드는 지켜져 있었다. 올 시즌 김재웅은 35경기 2승 무패 18홀드, 평균자책점 0.78, 특급 불펜으로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세부 지표로도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2.50, WPA(승리 확률 기여도) 2.36으로 불펜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두 지표 모두 2를 넘는 압도적인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반짝 활약이 아니다. 김재웅은 이미 지난해 후반기 29경기 동안 승패 없이 11홀드, 평균자책점 1.65를 기록하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 재콜업된 후부터 따지면 1년 가까이 흐른 현재까지 64경기 2승 무패 29홀드, 평균자책점 1.16으로 리그 최고의 불펜으로 군림하고 있다. 당연하게도 키움의 7회 리드 시 59승 4무 기록에도 큰 부분을 차지했다.

이날도 가장 주목받은 것은 전광판에 시속 160㎞의 구속을 찍은 에이스 안우진이었으나, 결정적인 순간의 주인공은 '또 다른 에이스' 김재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