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이닝 중 우세는 1이닝 뿐…10연패 한화의 무기력증
2022.06.24 15:17:43

[OSEN=잠실, 지형준 기자] 한화가 LG에 패하며 10연패에 빠졌다. 경기를 마치고 선수들이 패배를 아쉬워하고 있다. 2022.06.22 /jpnews@osen.co.kr


[OSEN=백종인 객원기자] 시작은 6월 9일이다(잠실 두산전). 3회초까지는 괜찮았다. 2-0으로 앞서간다. 그 다음 3회말 수비가 문제다. 내야안타, 볼넷, 볼넷.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다. 그리고 연달아 밀어내기 2개(몸에 맞는 볼)로 동점을 바친다. 결국 여기서 무너졌다. 그 이닝에만 6실점했다. 최종 스코어는 7-16이었다. 연패의 시작이다.

한화가 다시 수렁에 빠졌다. 또 10연패다. 내리 3년째 당하는 치욕이다. 이런 기록은 이전에도 없다. KBO리그 40년 동안 처음 나온 굴욕이다.

뭐, 그렇다 치자. 안 풀릴 수도 있다. 다 잡은 게임을 놓치기도 하고, 잘 나가다가 뒤집히기도 한다. 그런 우여곡절이라도 있으면 그나마 위안이다. 그런데 아니다. 별로 그런 일도 없다. 무기력하고, 패배에 익숙한 모습들이다.

따져보자. 10연패 동안 11게임을 했다. 12회 무승부 1번이 포함됐다(17일 NC전). 따지면 102이닝이다. 그 동안 이글스가 우세했던 순간은 거의 없다. 글 머리에 예시한 9일 두산전에서 3회 역전당한 뒤로는 거의 한결같다. 내내 끌려다니는 게임이다.

굳이 꼽자면 한번 있다. 11일 SSG와 경기였다. 4회초에 1점을 선제했다. 그걸 5회말 2사까지 지켰다. 최정의 솔로홈런으로 동점이 되기까지. 그러니까 1이닝을 앞서간 게 거의 유일하다. (TMI - 실점 관련 이닝을 따질 때 1/3, 2/3를 제외시키기도 한다. 희생타처럼 의도적인 아웃이 포함될 수 있고, 이닝에 대한 사후적, 종합적인 구성이 필요한 경우다.)

물론 ‘리드’라는 표현으로 바꾸면, 몇 번이 더 있긴 하다. 15일 롯데전, 17~18일 NC전, 22일 LG전이다. 앞서는 순간도 잠시 있었다. 하지만 바로 돌아선 수비에서 동점 또는 역전을 허용했다. 그것도 겨우 1점차 리드들이었다. 그러니까 1회초 1점을 뽑고, 1회말 1점을 내주는 식이다(22일 LG전). 우세를 1이닝도 유지하지 못한다.


[OSEN=인천, 박준형 기자] 지난 12일 SSG전에서 2회말 4점을 내준 한화 수베로 감독이 물을 들이키고 있다. 2022.06.12 / soul1014@osen.co.kr

 

결국 그런 얘기다. 이길 것 같다는 기대감을 못 준다는 뜻이다. 2회 이전에 0-4, 0-5, 0-7로 무너지는 경우도 속출한다. 그리고 내내 끌려간다. 아니라도 비슷하다. 1~2점이라도 뒤지면 지레 풀이 죽는다. ‘오늘도 힘들겠구나.’ 관심을 멀어지게 하는 요인이다.

그들은 주장한다. 육성, 리빌딩 같은 단어다.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설득력은 의문이다. ‘벌써 몇 년째인가.’ ‘성과가 있기는 한가.’ ‘그럼 다른 팀은.’ 삐딱한 마음이 들 뿐이다. 점점 핑계와 구분이 어려워진다.

MLB와는 엄연히 다른 환경이다. 외국인 선수를 3명이나 쓰는 리그다. 1~2번 선발, 중심타선을 채울 수 있는 전력이다. FA도 활성화됐다. 그런 곳에서 미래 운운하며, 현재의 희생도 어쩔 수 없다는 논리는 적절치 않다. 프로 스포츠는 승리 위에 존재한다. 아니면 외면당할 뿐이다.

칼럼니스트 일간스포츠 前 야구팀장 / goorad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