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격이 문제일까? 160km/h 파이어볼러, 육성과 방향.txt
2022.06.24 12:01:46

SSG 랜더스 파이어볼러 조요한. / OSEN DB


[OSEN=홍지수 기자] 류중일(59) 전 LG 트윈스 감독은 “시속 160km의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재능은 신이 내린 선물이다”라고 말했다. 수 많은 투수 중  16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는 드물기 때문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경기 중에는 160km 강속구로 타자를 제압하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지난 4월 11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의 신인 투수 헌터 그린(22)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그린은 이날 총 92구를 던졌는데 포심 패스트볼은 56구였다. 100마일을 넘긴 패스트볼은 무려 20구 던졌다. 최고 101.6마일(163.5km), 평균 99.7마일(160.5km)의 놀라운 직구 스피드를 자랑했다. 

지난 5월 21일, 일본프로야구 지바롯데 마린스와 소프트뱅크 호크스 경기는 160km 강속구 선발 맞대결이 펼쳐졌다. 지바롯데 선발은 사사키 로키(21). 그는 올해 최고 164km 강속구를 뿌리며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연소 퍼펙트게임을 달성, 단숨에 일본을 대표하는 에이스로 떠오른 영건이다. 소프트뱅크 선발은 센가 코다이(29). 그 역시 16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다.

일본매체 데일리스포츠는 경기 후 “사사키는 1회 야나기타 유키를 164km 강속구로 삼진을 잡았다. 자신의 최고 구속 164km를 5번이나 찍었고, 직구 45구 가운데 41구가 160km를 넘었다”라며 전했다.


▲ 한국에도 ‘파이어볼러’는 있다. 다만…

5월 2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는 트랙맨 기준 160.3km 기록한 투수가 있었다. 올해 프로 2년차 SSG 랜더스 우완 투수 조요한(22)이 그 주인공이었다. 조요한은 당시 LG 문보경 상대로 160km가 넘는 구속을 1번 기록했다.

대표적인 KBO리그 ‘파이어볼러’는 키움 히어로즈 우완 안우진(23)이 있다. 안우진은 6월 23일 대구 삼성전에서 전광판에 160km 꿈의 숫자를 찍었다(트랙맨 기준 159.3km). 한화 이글스 ‘특급 루키’ 문동주(19)는 꿈의 160km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도자들은 이런 재능을 눈여겨보고 키우고 싶어 한다. 그런데 그런 재능을 갖춘 선수가 많지는 않다. 팀마다 있는 게 아니다. 물론 제구가 안되는 파이어볼러보다 구속은 좀 떨어져도 제구력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160km는 탐날 수밖에 없는 자원이다.


한화 이글스 신인 투수 문동주. / OSEN DB


그렇다면 이런 재능이 왜 KBO리그에서는 흔치 않을까. 1993년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뛰어들어 통산 71승 투수, 은퇴 후에는 삼성과 LG에서 투수 코치로도 지냈고 현재 ‘몸편한 야구’ 베이스볼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김현욱 코치의 견해를 들어봤다. 

김 코치는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기도 했다. 일본 프로야구의 선진 트레이닝 기법을 배워 누구보다 선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다.

김 코치는 OSEN과 인터뷰에서 ‘한국에서는 왜 160km 투수가 나오지 않을까’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 코치는 먼저 “좋은 선수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수를 육성하려면, 지도자도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속구 투수 탄생을 기다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지도자들뿐만이 아니다. 그리고 투수들도 자신의 구속이 조금이라도 더 늘길 바란다. 구속이 빠르면 변화구까지 섞어 상대 타자를 보다 수월하게 상대할 수 있다.

김 코치는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는 만들어질 수도 있고 타고난 선수도 있다. 다만 160km를 던질 수 있는데, 아직 그 능력을 알아보지 못해서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  또 지금보다 구속 증가가 기대되는 선수도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2020년 LG 코치 시절의 김현욱 코치. / OSEN DB


▲ 160km 파이어볼러, 어떻게 육성해야할까

김현욱 코치는 “요즘 신체 조건도 좋아졌고, 영양 상태나 훈련 방식이 좋아졌다. 예전에는 강속구 투수 기준이 140km였는데, 145km, 150km, 155km 그리고 이제 160km까지 올라왔다. 앞으로 더 체계적인 운동으로 좋은 좋은 메커니즘과 신체 조건을 단련하면 160km 강속구 투수가 더 나올 수 있을 것이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대신 노력을 해야 하고, 재능이 있는 선수들을 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본, 미국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어릴 때부터 꾸준히 단련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봐야 한다. 오타니도 지금 구속을 만들기까지 엄청난 노력이 바탕이 됐을 것이다. 또 선수의 노력과 지도자의 분석이 잘 이뤄져야 할 것이다”면서 “한국에 강속구 투수가 적다고 하는데, 4000개 고등학교에서 강속구 투수를 찾는 일본과 80개 고등학교에서 찾는 한국과 차이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일본프로야구(NPB)는 역사와 인프라에서 KBO리그와 뚜렷하게 차이가 있다. 고교야구팀 숫자에서만 일본이 약 4000개다. 한국은 약 80개 고교야구팀에서 ‘강속구’ 재능을 찾아야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김 코치는 “앞으로 우리도 야구 인프라가 더 나아지고, 그 속에서 재능이 있는 선수들을 잘 찾고 훈련, 노력을 기울인다면 160km 강속구 투수는 앞으로 더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knightjis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