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팍 1호 홈런' 주인공, 6월 장타 폭발→ML 역수출 신화 잇는다
2022.06.21 00:36:55

크리스티안 베탄코트. /AFPBBNews=뉴스1

 

KBO 리그에서도 방출된 후 빅리그에서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오랜만에 다시 밟은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바로 크리스티안 베탄코트(31·오클랜드) 이야기다.

베탄코트는 20일 기준 46경기에 출전, 타율 0.248 4홈런 17타점 4도루 OPS 0.693을 기록 중이다. 팀이 치른 68경기 중 ⅔가 넘는 게임에 나오는 등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고 있다.

비록 특출난 성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20일 기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로 내려앉은 오클랜드의 팀 사정을 감안하면 알토란 같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6월 들어서는 물오른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20일까지 13경기에 출전한 베탄코트는 타율 0.289 4홈런 9타점 OPS 0.933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안타 13개 중 2루타 4개, 홈런 4개로 뛰어난 장타력을 선보이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베탄코트의 진가는 다양한 포지션 소화 능력에서도 드러난다. 최근 10번의 선발 출전에서 그는 포수로 2경기, 1루수로 6경기, 지명타자로 2경기에 나섰다. 지난 9일 애틀랜타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는 투수로도 등판해 1이닝 1볼넷 무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사실 베탄코트는 오랜 시간 어둠의 터널을 지나왔던 선수다. 지난 2017년(8경기) 이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던 그는 2019시즌을 앞두고 KBO 리그 NC 다이노스에 입단했다. 당시 NC는 "빠른 발과 파워를 함께 갖춘 좋은 타자로, 여러 포지션을 맡을 수 있어 경기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크리스티안 베탄코트가 2019시즌 삼성과 창원NC파크 개막전에서 1회 말 홈런을 터트리고 걸어나가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그해 개장한 창원NC파크의 정규시즌 1호 홈런 주인공이 되는 등 인상적인 장면도 보여줬지만 전반적으로 베탄코트는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다. 결국 53경기에서 타율 0.246 8홈런 28타점을 기록한 그는 7월 초 웨이버 공시되며 한국 무대를 떠났다.

이후로도 베탄코트는 빅리그에 올라오지 못했다. 2020년 필라델피아, 2021년 피츠버그와 각각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으나 트리플A에서 머물렀을 뿐 콜업의 기회는 오지 않았다. 그는 2021년 11월 오클랜드와 계약을 체결하며 3번째 도전에 나섰다.

올해 4월 중순 코로나19 대체 선수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베탄코트는 이후 꾸준히 빅리그 로스터에 잔류했다. 이 기세라면 본인의 메이저리그 커리어하이인 지난 2016년의 73경기 출전도 뛰어넘을 전망이다.

베탄코트의 반등은 다른 NC 출신 외국인타자의 현재 상황과도 비교되는 부분이다. 2015년 리그 MVP를 수상했던 에릭 테임즈는 지난 5월 오클랜드에서 방출되며 소속팀을 찾지 못하고 있고, 2020년부터 2년 동안 뛰었던 애런 알테어도 계약 종료 후 아직 팀을 구하지 못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