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샌디에이고전에서 투수로 등판한 1루수 프랭크 슈윈델(오른쪽). /AFPBBNews=뉴스1
한두 번이면 특별한 이벤트지만, 반복되면 짜증이 날 뿐이다. 계속되는 야수의 투수 등판에 메이저리그 팬들의 불만이 차츰 쌓이고 있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18일(한국시간) "투수로 등판한 야수들의 구속은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올 시즌 평균 구속은 시속 61.4마일(약 98.8㎞)로 팬들의 반응이 화제"라고 전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통계 업체 코디파이에 따르면 2013년 투수로 등판한 야수들의 평균 구속은 시속 83.9마일(약 135㎞)이었다. 하지만 점차 구속은 감소했고 올해는 시속 61.4마일까지 떨어졌다. 시카고 컵스 1루수 프랭크 슈윈델의 경우, 지난 16일 샌디에이고전에서 시속 32.3마일(약 52㎞)의 공을 던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국 매체 CBS스포츠 계열의 WCBS 880에서 진행을 맡고 있는 하위 로즈는 이 소식을 접한 뒤 "농담이 아니라 망신스러운 일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팬들 역시 "짜증 난다", "야구가 언제부터 소프트볼이 됐나", "무례한 일", "무의미하고 볼 가치가 없다"고 불만을 폭발적으로 쏟아냈다.
야수의 투수 등판은 미국 메이저리그뿐 아니라 한국 KBO리그, 일본 프로야구(NPB) 등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다. 대부분 큰 점수 차로 벌어진 상황에서 투수를 낭비하지 않고 다음 경기를 대비하기 위해 발생한다. 전술적인 측면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얼마 전 앨버트 푸홀스와 야디에르 몰리나(이상 세인트루이스)의 마운드 등판처럼 팬서비스 측면도 있다. 야수가 거포들을 삼진으로 처리하는 장면 등은 팬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가 늘어지고 의미 없는 승부가 반복된다는 회의적인 시선도 늘 존재했다. 그 때문에 정규 이닝 시간 단축을 목표로 하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020시즌을 앞두고 6점 이상 점수 차가 벌어지지 않는 경기에서의 야수 등판은 금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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