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홈런 페이스' 2700억 거절한 거포, 몸값 5000억까지 올렸다
2022.06.13 20:47:52

 

애런 저지./AFPBBNews=뉴스1

 

애런 저지(30)가 뉴욕 양키스의 7년 2억 1350만 달러(약 2732억 원) 장기 계약을 거절한 것은 허세가 아니었다. 역대급 홈런 페이스를 보여주면서 마침내 마이크 트라웃(31·LA 에인절스)만이 넘봤던 4억 달러(약 5120억 원) 이야기가 저지에게도 거론되기 시작했다.

뉴욕 데일리뉴스와 MLB.com의 칼럼니스트이자 미국 스포츠 명예의 전당 입성자이기도 한 마이크 루피카는 12일(한국시간) "저지가 홈런을 칠 때마다 그 공이 4억 달러 계약서 바로 뒤에 떨어지는 것을 상상한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중에도 저지는 또 다른 홈런을 쳤을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루피카의 발언은 과장된 것이 아니다. 이날 저지는 미국 뉴욕주 브루클린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2022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1번 타자 겸 지명타자로 출전해 3타수 2안타(2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두 개의 홈런 모두 시속 107마일(약 172km)을 넘는 빠른 타구 속도를 자랑했다.

이로써 저지는 단 57경기 만에 24홈런을 기록했다. 다른 타격 성적도 타율 0.313, OPS(출루율+장타율) 1.079로 MVP 급이다. 미국 ESPN의 버스터 올니에 따르면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저지는 66홈런, 187안타, 80볼넷, 137득점, 132타점의 시즌 성적을 남기게 된다. 그러면서 "저지의 헛스윙률은 커리어 역대 최저치"라고 놀라워했다.

한 시즌 60홈런 기록은 약물을 복용한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1961년의 로저 매리스(61개), 1927년의 베이브 루스(60개)뿐이다. 66홈런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01년의 배리 본즈(73개), 1998년 마크 맥과이어(70개), 새미 소사(66개) 등 세 명이다.

만약 저지가 부상 없이 60홈런을 넘길 경우 올 시즌이 끝난 뒤 FA가 되는 그의 몸값은 양키스가 제안한 금액 정도는 가볍게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2017년 신인 최다 홈런 기록(52개)을 세우며 만장일치 신인왕을 수상했고 MVP 2위에 올랐던 선수다. 이후 3년간 120경기 이상 소화하지 못하며 유리몸 소리도 들었으나, 지난해 148경기 39홈런을 때려내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아직 나이도 만 30세에 불과해 거액 FA를 따내기 위한 조건은 충분하다.

메이저리그 최초의 4억 달러 FA 계약 시대를 열지도 관심사다. 역대 메이저리그 최고액 계약은 2019년 트라웃과 LA 에인절스가 맺은 12년 4억 2650만 달러(약 5460억 원) 연장 계약이다. 엄밀히 말하면 당시 남아 있던 2년 계약에 10년 3억 6000만 달러(약 4610억 원)의 계약을 연장한 것이어서 진정한 의미의 4억 달러 계약은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