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조금씩 타네요” 놀린 복귀와 새 외인 사이, 잘 나가는 KIA의 딜레마
2022.06.07 11:08:20

KIA 션 놀린 / OSEN DB


[OSEN=수원, 이후광 기자] 외국인투수 1명이 부상 이탈한 KIA 타이거즈가 기다림과 교체 사이에서 딜레마를 겪고 있다. 마냥 부상 회복을 기다리자니 여름 레이스가 불안하고, 또 교체를 하려니 마땅한 대체 선수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KIA 김종국 감독은 지난 5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외국인투수 빈자리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놀린의 회복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치열한 순위싸움이 거듭되면서 “나도 이제는 속이 조금씩 타고 있다”라고 바뀐 마음을 전했다.

스토브리그서 총액 90만달러(약 11억원)에 KIA맨이 된 놀린은 8경기 2승 5패 평균자책점 3.53을 남기고 지난달 25일 부상 이탈했다. 연습 도중 종아리에 통증을 느꼈는데 검진 결과 왼쪽 비복근 내측부 파열과 함께 회복까지 3~4주가 소요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놀린은 현재 종아리 상태 안정을 위해 한방 자가치료를 진행 중이다. 지금 이대로라면 아무리 경과가 좋아도 6월 말은 돼야 복귀가 가능한 상황. 본격적인 순위싸움이 시작되는 6월 한 달을 외국인투수 1명 없이 보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놀린이 없다고 선발진에 치명적인 공백이 생긴 건 아니다. 에이스 양현종을 필두로 로니 윌리엄스, 이의리, 임기영 한승혁 등이 로테이션에 포진한 가운데 특급 스윙맨으로 도약한 윤중현이 변수를 최소화시키고 있다. 또 최근에는 한승혁이 재정비를 하는 동안 트레이드로 합류한 김도현이 가능성을 보였다.


KIA 김종국 감독 / OSEN DB


그러나 KIA가 원하는 '더 높은 곳'으로 향하기 위해선 수준급 외국인투수 2명이 필수적이다. 굳이 수준급이 아니더라도 2명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냉정히 말해 로니의 투구도 현재 만족할만한 내용은 아니다. 통합우승을 차지한 2017년의 경우 20승을 거둔 헥터 노에시라는 걸출한 외국인투수가 있었다.

김 감독은 “놀린이 없어도 운영은 되는데 과부하가 올 수 있다. 한승혁, 이의리, 임기영 등 국내 선수들의 체력을 관리해야 한다. 양현종 또한 무더운 여름 휴식을 줘야할 때가 있다”라며 “수월한 운영을 위해 외국인투수가 빨리 합류해주는 게 좋다”고 바라봤다.

KBO리그는 시즌의 약 40%를 소화한 가운데 외국인선수 교체 칼바람이 불고 있다. 작년 우승팀 KT는 헨리 라모스, 윌리엄 쿠에바스를 앤서니 알포드, 웨스 벤자민으로 각각 교체했고, 한화 또한 라이언 카펜터, 닉 킹험을 모두 웨이버 공시하고, 대체 외인 예프리 라미레즈를 데려왔다. LG도 지난 5일 리오 루이즈를 대신할 로벨 가르시아를 영입한 상황.

KIA 역시 놀린의 교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오프시즌부터 공격적인 투자로 우승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기에 외인 거취와 관련한 프로세스가 보다 빠르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 “쉽게 대체 외인이 합류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선수의 복귀를 기다리는 입장이다”라고 말한 김 감독이 “이제는 나도 속이 타들어간다”라고 마음을 바꾼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KIA의 놀린 딜레마는 언제 해결이 될까. 김 감독은 “일단 구단 쪽에서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는 말로 현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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