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1차지명 투수→한화 유니폼 입고 포텐 폭발..."트레이드돼 좋았다"
2022.05.18 18:49:16

 

한화 이민우 /OSEN DB



[OSEN=대전, 이상학 기자] KIA에서 꽃피우지 못한 잠재력이 한화에서 터진다. 우완 투수 이민우(29)가 트레이드로 야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마련했다.

이민우는 17일 대전 삼성전에 선발등판, 5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며 한화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 이적 이후 첫 승리로 KIA 소속이었던 지난해 6월13일 사직 롯데전 선발승 이후 338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한화 이적 후 7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2.30으로 짠물 투구. 15⅔이닝 12피안타(1피홈런) 2볼넷 10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내용이 좋다. 

이날 삼성전 5이닝 총 투구수는 72개로 스트라이크 50개, 볼 22개. 빠른 템포로 공격적인 투구를 했다. 볼넷을 하나도 주지 않고 계속 승부를 들어갔다. 최고 148km 직구(25개), 144km 커터(34개) 중심으로 커브(12개), 포크볼(1개)을 섞어 던졌다. 삼성 강타자 구자욱도 이민우의 커터에 4회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경기 후 이민우는 “기분이 너무 좋다. 팀이 연승을 할 수 있어 더 좋다”며 “한화에 와서 마음이 너무 편하다. 다들 잘해줘서 눈치 볼 일도 없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님도 자신감을 많이 심어주신다.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다 보니 야구가 잘 되는 것 같다. 기술적으로 바뀐 건 없다”며 “트레이드가 된 게 좋았다. KIA를 떠나 서운한 마음도 있었지만 그래도 내가 트레이드를 원했고,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효천고-경성대 출신 이민우는 지난 2015년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유망주였다. KIA에서 꾸준히 기회를 받았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높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심리적 부담도 컸다. 지난 2020년 풀타임 선발로 6승을 거뒀지만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페이스가 꺾였다. 그해 승패보다 더 많은 10패를 안으며 평균자책점은 6.79에 달했다. 

 

한화 이민우 /OSEN DB



2년 전을 되돌아본 이민우는 “그때는 체력이 부족했었다. 쉬어갔으면 더 좋았을 텐데 (풀타임 선발이) 처음이다 보니 몸이 안 좋은데도 참고 했다. 후반기에 결과가 안 좋았다”며 “선발로 안 되다 보니 KIA에서 불펜을 하고 싶다고 했다. 선발로는 4~5회 많이 맞았다. 그게 반복되다 보니 트라우마도 있었다. 짧게 던지는 게 스피드도 더 나오다 보니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다. 한화에 와서도 불펜을 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팀 사정상 다시 선발 기회가 주어졌다. “불펜으로 적응을 잘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선발로 들어가면서 처음에는 조금 당황하기는 했다”고 솔직하게 말한 이민우이지만 선발 기회를 마다할 생각이 없다.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그는 “(KIA 시절) 선발로 던질 때는 힘을 아끼고 했는데 오늘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처음부터 전력으로 던지려고 했다”며 “선발 욕심이 있다. 기회가 왔을 때 잡아보겠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이민우의 보직은 불펜이 이상적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던 수베로 감독의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다. 수베로 감독은 경기 후 “이민우가 이적 후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는데 선발로 나와서도 훌륭한 투구를 했다”고 칭찬했다. KIA에서 터지지 않은 1차 지명의 잠재력이 한화에서 터질지 주목된다. /waw@osen.co.kr

한화 이민우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