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5차례 홈런왕’ LG 트레이드 흑역사..‘잠실 빅보이’가 달래줄 수 있을까?
2022.05.17 14:42:21

LG 외야수 이재원. /OSEN DB


[OSEN=한용섭 기자]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맞붙는 17일 수원 KT 위즈파크. 두 팀의 52번 배번을 단 타자들에게 이목이 쏠린다. LG의 트레이드 흑역사와 LG의 거포 유망주가 만난다. KT 박병호(36)와 LG 이재원(23)가 주인공이다.

2011년 7월 마지막날, LG는 트레이드 마감일에 박병호, 심수창을 당시 넥센 히어로즈로 보내고 김성현, 송신영을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했다. 박병호 야구 인생의 터닝포인트였고, LG에는 트레이드 흑역사가 됐다.

박병호는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2005년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해 1군에서 4시즌 반을 뛰며 25홈런을 기록을 남긴 박병호는 2012년 31홈런을 터뜨리며 홈런왕에 올랐다.

LG에서 기회를 못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넓은 잠실구장과 유망주 육성에 조바심을 낸 LG와는 다른 야구 환경이 박병호의 거포 잠재력을 꽃피웠다. 좁은 목동구장, 풀타임 4번타자로 전폭적인 지지는 박병호의 파워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 환경이었다.

2014~2015년 52홈런-53홈런으로 정점을 찍은 박병호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2년을 뛰고 복귀했고, 2019년 다시 한번 홈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지난 겨울 박병호는 FA 자격을 얻어 KT와 3년 30억원 계약으로 이적했고, 올 시즌 초반 홈런포를 몰아치고 있다. 홈런 1위(12개)에 올라 있다.


2009년 LG 시절 박병호. /OSEN DB


박병호가 미국에서 복귀한 2018시즌, LG는 192cm 100kg의 웅장한 체구의 신인 타자가 입단했다. 이재원이었다.

뛰어난 하드웨어를 지닌 이재원은 2군에서 차츰 성장했고 2020년과 2021년 2년 연속 퓨처스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지난해 후반기 콜업돼 시즌 끝까지 뛰면서 본격적인 1군 적응기를 거쳤다. 변화구 대응력, 1군 투수들의 볼 배합 등 하나하나 경험치를 쌓았다.

지난 주말, 이재원은 잠실구장에서 짜릿한 홈런포를 잇따라 터뜨리며 LG팬들을 열광시켰다. 14일 KIA 외국인 투수 놀린의 체인지업을 때려 시즌 첫 홈런을 신고했는데, 비거리가 무려 137.3m였다.

15일에는 KIA 임기영의 직구를 걷어올려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결승타를 때렸다. 비거리 132.9m, 제대로 맞았다 하면 130m 넘게 날아갔다. 그리고 8회 전상현 상대로 좌측 폴을 맞히는 2번째 홈런(비거리 125.4m)에 LG팬들의 환호성은 잠실구장이 떠나갈 듯 했다.

박병호가 LG를 떠나 홈런왕에 오르는 것을 아프게 지켜봐야 했던 LG팬들에게 우타 거포의 기대감을 한껏 심어줬다.

박병호의 등번호는 52번, 이재원의 등번호도 52번이다. 이재원은 박병호를 닮고 싶은 속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52번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이재원은 “박병호 선배님처럼 홈런을 많이 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줍게 답했다.

17일 수원에서 LG를 떠나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왕으로 성공한 박병호와 그를 닮고자 하는 LG의 미래 홈런왕 이재원이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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