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 확장, '사직몬스터' 될까...악취났던 덕아웃까지 바뀐다
2022.01.22 03:55:23

리모델링 중인 부산 사직구장 /OSEN DB


[OSEN=부산, 조형래 기자] 외야를 확장하는 대대적인 공사에 돌입한 부산 사직구장이다. 그러나 외야 확장만 진행하지는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공사에 돌입했고 현재 1,3루 덕아웃과 내야 그라운드를 완전히 갈아엎어서 확장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

일단 이번 사직구장 리모델링의 키포인트는 외야 확장이다. 홈플레이트 위치를 3m 가량 뒤로 밀어서 인플레이 구역을 넓히고 있다. 이럴 경우 홈에서 가운데 담장까지 거리는 기존 118m에서 121m로 늘어난다. 가운데 담장 기준으로는 잠실구장(125m), 대구-삼성 라이온즈파크(122.5m),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 창원 NC파크(이상 122m) 다음으로 구장이 커진다.

홈에서 담장까지 거리가 멀어지게 되면 투수에게 유리하다. 투수 육성이 필요한 롯데 입장에서는 인적 네트워크와 트레이닝 프로세스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외부 환경까지 변화시키기 위해 지난해부터 구장 확장을 계획했다. 투수 친화적인 구장에서 투수들이 자신 있게 공을 던지게 하기 위한 구단의 복안이다.

여기에 담장 높이도 기존 4.8m에서 6m로 1.2m 가량 높일 예정이다. 아직 담장을 높이는 공사는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구조물을 높이는 방향으로 담장을 높인다. 이 역시 투수들에게는 홈런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기 위한 방편이다.

다만, 이번 리모델링 공사로 거포들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2017년 이대호(37홈런), 전준우(33홈런)가 30홈런을 넘어선 뒤 4년 연속 30홈런 타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지난해는 이대호의 19홈런이 최다 홈런일 정도로 20홈런 타자조차 없었다. 팀 선수단 구성도 거포보다는 운동능력과 스피드를 갖춘 선수들로 재편이 되고 있고 현장의 수장인 래리 서튼 감독이 추구하는 팀 컬러도 파워보다는 스피드에 방점이 맞춰져 있다. 육성과 운영 플랜의 연장선이 구장 확장이다.

그리고 이번 사직구장 리모델링에서 외야 확장만큼 비중을 차지하는 공사는 바로 1,3루 덕아웃 확장 및 불펜 확장 이동이다. 일단 외야 확장으로 홈플레이트를 뒤로 밀고 좌우 파울라인이 옆으로 이동하게 된다. 인플레이 구역을 유지하기 위해 팬들을 위한 익사이팅존이 사라지고 이 자리에 불펜이 들어설 예정이다. 


덕아웃 확장 공사 중인 사직구장 /OSEN DB


기존 익사이팅존 옆에 위치했던 불펜은 두 선수가 동시에 몸을 풀기에는 다소 협소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불펜을 이동해 새로 만들면서 넓히는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또한 덕아웃 구역도 확장하고 개선해서 선수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보다 쾌적하게 만들 예정이다. 현재 공사 진행 과정을 지켜보면 불펜과 덕아웃 구역을 넓혀 확정한 뒤 추후 외야 확장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외야 확장은 이미 지난해부터 결정된 사안이었다. 하지만 덕아웃 확장 및 개선은 추가된 사안이다. 선수단의 요구가 반영이 됐다. 협소한 덕아웃은 선수들이 짐을 제대로 풀기 조차 힘들었고 또 배수가 되지 않는 덕아웃은 비만 내리면 물웅덩이가 생기고 악취가 진동을 했다. 덕아웃 환경 개선에 대한 선수단의 목소리도 나날이 커졌다. 이에 구단도 리모델링을 주관하는 부산시체육시설관리공단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면서 추가 공사가 확정 됐다. 지난해 원정 클럽하우스 리모델링에 이은 선수단 편의시설 개선 공사다.

메이저리그 16년 베테랑인 추신수가 SSG로 돌아온 뒤 국내 야구장 환경에 대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인프라 개선 없이는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없다는 지론을 아낌없이 표출했다. 그 결과 잠실구장이 대대적인 클럽하우스 개선 리모델링에 돌입했고 사직구장 역시 또 한 번 탈바꿈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jhrae@osen.co.kr


덕아웃 확장 공사 중인 사직구장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