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규형은 기억 못하시겠지만…" 나성범이 떠올린 광주의 추억
2022.01.20 09:57:12

 

[OSEN=광주, 이대선 기자] 19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팀에 합류한 나성범의 입단식이 열렸다.KIA 나성범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01.19 /sunday@osen.co.kr



[OSEN=광주, 이상학 기자] “용규형은 아마 기억 못하실 것이다.”

KIA가 FA 영입한 ‘거포 외야수’ 나성범(33)에게 광주는 고향이다. 광주에서 태어나 고교 때까지 이곳에서 자랐다. 연세대 진학 후 2012년 신생팀 NC에 입단하면서 10년간 창원에서 지냈다. 

그리고 지난겨울 FA 자격을 얻은 나성범은 KIA와 6년 총액 150억원 대박 계약을 맺고 고향에 돌아왔다.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팀을 옮겼지만 어릴 때부터 익숙한 광주 지역이라 개인적으로는 금의환향 같은 기분이다. 

광주의 야구 소년들은 타이거즈를 보고 꿈을 키운다. 나성범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해태 시절부터 무등경기장을 부모님 따라 많이 왔다. 그때 당시에는 야구를 하지 않았고, 보러다니기만 했다”며 좋아했던 타이거즈 선수로 이용규(키움)를 꼽았다. 

그 이유가 재미있다. 나성범은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라며 “중학교 때 유소년 선수들이 볼보이나 배트보이를 할 때가 있었다. 저도 그때 기회가 돼 광주구장에 왔는데 당시 이용규 선수가 있었다. 제가 좋아하는 선수라고 얘기했고, 배팅 장갑을 받은 기억이 있다”고 떠올리며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리는데 (장갑) 잘 썼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KIA는 지난 2018년까지 연고 지역 학생 선수들을 광주 홈경기 때 볼보이, 배트보이로 썼다. 아마야구 지원 차원으로 초등학교 시절 이정후(키움)도 아버지 이종범 LG 2군 감독이 KIA에서 선수로 뛸 때 함께한 바 있다. 

 

[OSEN=지형준 기자] KIA 시절 이용규 2011.09.10 /jpnews@osen.co.kr



나성범은 중학교 시절이라고 말했지만 기억에 작은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성범이 중학교 3학년 때였던 2004년 이용규는 LG 소속이었다. 2005년 KIA로 트레이드돼 기량을 꽃피웠다. 나성범의 기억은 2005년 고교 1학년 시절일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프로의 꿈을 키우던 야구 소년이 이제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선수가 됐다. 2015년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에선 이용규와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뛰기도 했다. 

이용규와의 추억 외에도 나성범에게 광주는 좋은 기억이 많은 곳이다. 지난 2014년 4월2일 NC 소속으로 챔피언스필드 개장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9월12일 더블헤더 1차전에선 우중간 외야 깊숙한 곳에 있는 K5 홈런존 구조물을 맞혀 3000만원 상당의 승용차를 선물로 받았다. 

나성범은 “챔피언스필드 개장 1호 홈런 순간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때 기분이 정말 좋았다”며 지난해 홈런존으로 받은 승용차에 대해 “어머니가 타고 계신다. (차를 드렸을 때) 기분 좋아하셨다. 앞으로도 최대한 노력해 많은 차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색 다짐도 내놓았다. /waw@osen.co.kr

 

나성범이 달아나는 중월 투런포를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21.09.12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