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베로 이어 페르난데스도 '여권' 문제…KBO 강타한 중남미 리스크.txt
2022.01.19 20:40:28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좌)과 두산 호세 페르난데스 / OSEN DB


[OSEN=이후광 기자] KBO리그 스프링캠프가 코로나19에 이어 올해는 중남미의 정치적 리스크로 인해 정상 진행에 차질을 빚게 생겼다. 한화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두산은 외국인타자 호세 페르난데스가 입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화 이글스 구단은 지난 18일 수베로 감독의 입국 지연 소식을 알렸다. 사령탑이 다름 아닌 여권 배송 문제로 인해 2월 1일 스프링캠프 시작일에 맞춰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는 변수가 발생한 것.

한화는 지난해 수베로 감독의 여권 기한 만료를 미리 인지하고 시즌 도중 재발급 절차를 진행했다. 그 결과 11월 30일 여권 발급이 무사히 완료됐다. 그러나 수베로 감독의 고국인 베네수엘라 현지 행정 상황으로 인해 여권 배송이 지연되면서 수베로 감독은 아직까지 여권을 수령하지 못했다. 당연히 입국 일정도 그만큼 늦어지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2018년 대선이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이며 현재 ‘한 지붕 두 대통령’ 체제가 지속되고 있다. 그 전에 경제난과 독재 정권의 부패가 계속 이어져 온 터라 국가가 정치·경제·사회적으로 큰 혼란에 빠져 있다. 여권 배송 문제 역시 이 여파로 해석된다. 한화 구단은 “베네수엘라 외교부의 정상적 행정 절차가 지연되고 있어 여권 발송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령탑의 입국 지연에 따라 결국 한화는 케네디 코치를 잠시 감독대행으로 선임해 스프링캠프를 출발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현지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수베로 감독의 입국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두산 페르난데스는 조금 다른 경우다. 여권 배송을 기다리고 있는 수베로 감독과 달리 아예 여권이 발급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여권 만료를 제 때 인지하지 못하며 급하게 재발급을 진행 중인데 고국 쿠바 내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며 행정이 원활하지 못하다. 이에 미국에서 발급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주미 쿠바영사관이 폐쇄가 됐다.

결국 페르난데스는 직접 고국으로 향해 여권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쿠바 입국에 필요한 행정 절차가 마무리 되는대로 비행기에 몸을 실을 예정이다. 동시에 페르난데스의 에이전트가 현지에 여권 발급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본인이 직접 나선다 해도 여권이 스프링캠프 이전에 발급된다는 보장은 없다. 두산 관계자는 “여권 발급 과정 자체는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은데 스프링캠프 합류 일정이 늦어질 것 같은 우려는 있다”고 걱정을 표했다.

때 아닌 라틴 아메리카의 정치적 리스크로 인해 KBO리그 구단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