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러 8명 중 5위, 그런데 득표율 1위라니…" ML 비상식, 저명 기자 일침
2022.01.18 18:49:17

 

데이비드 오티스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18일(이하 한국시간) 정오까지 2022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투표 현황을 보면 데이비드 오티스가 83.6%로 1위에 올라있다. 올해 처음으로 후보가 된 오티스는 75% 기준을 넘어 명예의 전당 입성이 유력하다. 

오티스에 이어 배리 본즈(77.2%), 로저 클레멘스(76.0%), 스캇 롤렌(69.0%), 커트 실링(59.6%), 빌리 와그너(48.0%), 게리 셰필드(46.2%), 알렉스 로드리게스(40.9%), 매니 라미레스(38.0%) 순이다. 

전체 투표의 43.6%만 공개돼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오티스가 첫 턴에 통과할 게 유력하다. 반면 후보 자격 10년차로 마지막 해인 본즈와 클레멘스는 75% 기준에서 아슬아슬하다. 오티스와 같이 자격 첫 해인 로드리게스는 득표율 50% 미만이고, 6년째인 라미레스는 그보다 낮다. 

이 선수들의 공통점은 금지 약물 적발로 커리어에 오점이 생겼다는 점이다. 본즈와 클레멘스는 성적만 보면 첫 해부터 명예의 전당 입성이 마땅하지만 금지 약물로 커리어가 부정당하며 기자들에게 외면받았다. 금지 약물 두 번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로드리게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그런데 오티스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아이러니를 연출하고 있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저명 기자인 ‘MLB 네트워크’ 존 헤이먼도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올해 명예의 전당 투표에는 8명의 선수들이 약물과 연관이 있다. 모두 훌륭한 성적을 냈지만 오티스는 그 중 5번째 커리어와 기록을 갖고 있다’며 본즈, 클레멘스, 로드리게스, 라미레스 다음이라고 했다. 

 

데이비드 오티스 /OSEN DB



이어 헤이먼 기자는 ‘이게 어떻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 설명할 수 있나?’라며 현재까지 득표율에 의아함을 나타냈다. 성적상 5위인 선수가 득표율 1위를 질주하고 있는 것이 상식적이진 않다. 기자들마다 가치관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일관성 없는 투표 기준에 이중성을 지적하는 의견도 커지고 있다.  

오티스는 지난 2003년 도핑 테스트에서 경기력 향상 물질 스테로이드가 검출된 사실이 2009년 뒤늦게 드러났다. 2004년 금지 약물 규정이 도입되기 전이라 규정 위반은 아니었고, 징계도 없었다. 하지만 평소 약물 선수들을 비판하면서 ‘청정 타자’를 자부하던 오티스라 충격을 줬다. 

논란이 있었지만 잠시였다. 오티스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3차례 이끈 슈퍼스타였고, 팀 내 리더십과 더불어 언론 친화적인 모습으로 기자들의 환심을 샀다. 마지막 해 은퇴 투어까지 받았고, 등번호 34번은 보스턴의 영구 결번으로 처리됐다. 은퇴 후에도 방송 해설가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로 선출되는 2022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결과는 오는 26일 공개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