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6선발→롯데 1선발...'닮은꼴' 반스는 레일리를 잊게 만들까?
2022.01.16 20:23:55

[사진] 찰리 반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조형래 기자] 올해 롯데 자이언츠가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영입한 찰리 반스(27). 롯데는 반스와 총액 61만 달러(계약금 15만 달러, 연봉 46만 달러)와 계약을 체결했다. 글렌 스파크먼과 외국인 원투펀치를 이뤄야 한다. 에이스 기대감이 쏠린 투수는 좌완 반스다.

지난 2017년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에 미네소타 트윈스의 지명을 받은 반스는 프로 레벨 커리어 대부분이 선발 투수였다.. 마이너리그 통산 77경기 중 75경기를 선발 투수로 뛰었다. 트리플A 레벨에서도 20경기 모두 선발이었다. 트리플A 성적은 20경기 7승6패 평균자책점 4.37(94⅔이닝 46자책점), 35볼넷, 78탈삼진, WHIP 1.45. 지난해는 메이저리그에서 9경기(8선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6.39의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 2년 간 에이스로 활약한 댄 스트레일리는 메이저리그 복귀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재계약 확률이 희박했다.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을 찾았는데 때마침 반스가 영입 레이더망에 걸렸다. 

반스는 올해도 40인 로스터 내에서 메이저리그 선발 출격을 준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롯데가 반스를 향해 구애를 펼쳤고 이적료를 지불하고 데려왔다. 100만 달러 상한제 규정 상에서 나머지 약 30만 달러 가량이 이적료라고 유추할 수 있다.

성민규 단장은 “KBO리그는 좌타자 비중이 다른 리그보다 높다. 2년 전부터 좌완 투수를 찾으려고 했는데 때마침 시장에 나왔다. ”라면서 “미네소타에서는 올해도 6~7선발로 쓰려고 계획 중이었다. 미네소타 구단도 선발 뎁스 용으로 갖고 있겠다고 했지만 이적료를 지불하고 데려왔다”라며 반스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좌완 투수에 팔 각도도 스리쿼터로 낮은 편이다. 디셉션도 좋다. 패스트볼은 곧바로 오지 않고 투심성 궤적을 그린다. 롯데 최장수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탬파베이)가 떠오른다. 레일리는 롯데에서 2015~2019년까지 5년 간 152경기 48승53패 평균자책점 4.13의 성적을 기록했다. 

반스가 레일리처럼 KBO리그에서 지배력을 과시하기를 롯데 입장에서는 바랄 터. 다만,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고 말한다. 성 단장은 “반스를 향해 레일리가 연상된다고 한다. 그러나 차이점이 있다”라며 “레일리는 슬라이더가 좋고 반스는 체인지업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패스트볼로 윽박지르는 유형은 아니지만 경기 운영이 안정적이고 디셉션이 좋아서 좌타자들은 상대하기 까다로울 것이다. 또 체인지업이 좋아서 우타자 상대로도 괜찮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89.8마일(약 144.5km)였고 패스트볼(44.1%) 다음으로 체인지업(29.2%)을 가장 많이 구사했다.


롯데 시절 브룩스 레일리 /OSEN DB


레일리가 롯데의 에이스로 활약하던 시기, 좌타자 상대로는 극강이었지만 우타자는 고전 했다. 하지만 반스는 기본적인 팔 각도와 디셉션의 이점으로 좌타자 상대 이점을 유지하면서 주무기인 체인지업으로 우타자들까지 요리할 수 있다. 지난해 트리플A 레벨에서 좌타자를 상대로 타율 2할5푼9리 피OPS .742를 기록했고 우타자 상대로는 피안타율 2할7푼2리 피OPS .747을 기록했다. 좌우타자 스플릿이 큰 차이가 없었다. 

관건은 내야 수비와의 상성. 반스는 기본적으로 땅볼 투수다. 트리플A 2시즌 동안 땅볼/뜬공 비율 각각 2.62, 1.51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롯데는 사직구장 외야를 확장했다. 뜬공 투수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고 외국인 타자도 외야수인 DJ 피터스로 선발했다.

대신 내야 수비 핵이었던 유격수 딕슨 마차도와 결별했다. 유격수 자리가 불안한 상황에서 반스가 어떻게 경기를 풀어갈지 지켜볼만한 대목이다. 성민규 단장은 "구장 특성과 반대되는 땅볼 유형 투수인 것은 맞다. 하지만 구장 때문에 플라이볼 투수를 찾아서 구색을 맞추려고 하지 않았다. 최고의 투수를 찾으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버티는 대신 KBO리그 무대를 택한 반스다. 언제나 외국인 투수들에게는 적응력이 관건이다. 레일리는 빠르게 적응했다. 과연 롯데가 원하던 좌완 에이스 역할을 해줄 수 있을까. 그리고 레일리의 그림자를 지우고 아성까지 잊게 만드는 활약을 펼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