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km 던지는데 볼볼볼볼…9억 사나이-사이드암 뱀직구-1차지명 특급 유망주, 언제 터질까?
2022.01.16 19:02:54

키움 장재영-LG 류원석-KIA 김기훈-롯데 윤성빈(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OSEN DB


[OSEN=한용섭 기자] 150km가 넘는 강속구와 정확한 제구력을 동시에 가질 순 없을까.

제구력만 조금 잡히면 대박이 될 수 있는 투수들이 2022시즌에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9억 사나이’ 키움 장재영(20), 사이드암으로 155km를 던지는 LG 류원석(33) 등이 그들이다. 당장 올 시즌 1군에서 개막하기 어려운 KIA 김기훈(22), 롯데 윤성빈(23)도 같은 처지다.

지난해 KBO 역대 신인 계약금 2위(9억 원)를 기록하고 데뷔한 키움 장재영은 155km의 강속구를 던지지만, 제구력 난조로 빛을 보지 못했다. 고교 2학년 때부터 150km를 찍은 장재영은 메이저리그 진출도 고려했으나 9억 원의 계약금을 받고 키움에 입단했다.

프로 첫 해 볼 스피드보다는 불안한 제구력이 더 도드라졌다. 4월 한 달 1군에서 던지다 4월말 2군으로 내려갔고, 8월초 1군에 복귀했는데 제구 난조는 심각했다.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최고 155km, 평균 151km의 직구는 타자들을 전혀 위협하지 못했다.

마운드에서 영점 조절에 실패한 장재영은 1군 19경기(2선발)에서 1패 평균자책점 9.17의 참담한 기록을 남겼다. 17⅔이닝을 던지며 15피안타 24볼넷 14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닝당 1.36개의 볼넷 허용이다. 9이닝당 볼넷 12개 이상을 허용하는 셈.

퓨처스리그에서도 16경기 1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7.24로 1군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32.1이닝을 던지며 42볼넷 31탈삼진. 이닝당 1.3개의 볼넷, 9이닝당 11.7개의 볼넷 허용이다.


LG 류원석. / OSEN DB


LG 류원석은 늦깎이 투수. 아마추어 시절부터 수술과 부상으로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다. 2013년 육성 선수로 LG에 입단했는데, 2019년에서야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해 9월 9일 잠실 한화전. 류원석이 시즌 첫 1군 마운드에 올랐다. 장점과 단점을 확연하게 한번에 보여줬다. 김태연, 페레즈를 150km가 넘는 직구로 연속 삼진으로 잡은 후 이성곤, 최인호, 허관회 세 타자를 모두 볼넷으로 내보냈다.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한 후, 류원석은 노태형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날 직구는 최고 155km, 최저 150km 스피드를 보였다.

류원석은 지난해 1군에서 6경기 6이닝을 던지며 9볼넷 8탈삼진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했다. 안타는 1개 허용했다. 탈삼진과 볼넷의 극과극 피칭이다. 2019년 3.1이닝 5볼넷-4탈삼진, 2020년 4.2이닝 11볼넷-5탈삼진. 제구력은 고질적인 문제였다.

그런데 2군에서 조금씩 안정감을 찾고 있다. 퓨처스리그에서 류원석은 2020년 20경기 1승 3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1.52를 기록했고, 지난해는 30경기 3승 1패 1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3.73을 기록했다. 2020년 23.2이닝 26볼넷 47탈삼진, 2021년 31.1이닝 27볼넷 47탈삼진으로 볼넷에서 개선을 보이고 있다.


롯데 윤성빈. / OSEN DB


제구에 발목이 잡힌 1차지명 특급 유망주도 있다. 롯데가 2017년 1차지명으로 영입한 윤성빈은 197cm 90kg의 건장한 하드웨어에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지녔지만 프로에서 좀처럼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다.

2018년 데뷔해 평균자책점 6.39를 기록했고, 2019년에는 1경기 아웃카운트 1개만 잡고 3실점(평균자책점 81.00) 한 것이 1군 기록 전부였다. 지난해도 1군에선 단 1경기(1이닝) 등판에 그쳤다.

2군에서 경험을 쌓았지만 제구 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았다. 퓨처스리그에서 2020년 28.1이닝 32볼넷, 2021년 22.1이닝 33볼넷으로 고전했다.

일본 지바 롯데로 연수를 다녀오고, 미국 드라이브라인 캠프에서 훈련을 하는 등 다각도로 지원을 했지만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결국 지난 시즌을 마치고 현역 입대를 했으나 건강
에 문제가 생겨 중도 퇴소했다. 이래저래 풀리지 않는다.


KIA 김기훈. / OSEN DB


KIA가 2019년 1차지명으로 영입한 좌완 유망주 김기훈도 마찬가지다. 데뷔를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선동열 전 감독의 칭찬을 받았던 김기훈은 2019년 19경기(선발 16경기) 79.1이닝을 던지며 65볼넷 9사구를 허용했다. 3승 6패 평균자책점 5.56으로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했다.

2020년에는 선발에서 불펜으로 밀렸고, 22경기(선발 7경기)에 등판해 4패 평균자책점 5.37, 52이닝 31볼넷을 기록했다.
결국 지난해 군 복무를 빨리 해결하기 위해 상무에 입대했다. 상무에서 13경기 4승 2패 평균자책점 4.15, 52이닝 38볼넷으로 9이닝당 6.6볼넷을 기록했다. 여전히 제구는 해결해야 할 문제다. 올 가을에 제대, KIA 마운드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는 제구가 키워드가 될 것이다.

한화의 좌완 파이어볼러 김범수는 지난해 제구가 한층 안정되면서 불펜 필승조로 자리잡았다. 장재영, 류원석 등이 기대하는 모범 사례다. 볼 스피드가 늘어난 것처럼 제구도 가다듬을 수 있다면, 리그를 평정하는 투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