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유망주 선언’ 롯데 차세대 리더, AG 대표-20홈런 “첫 포스트시즌이 최우선 목표”
2022.01.15 16:23:22

 

롯데 한동희 /OSEN DB



[OSEN=조형래 기자] "난 이제 더 이상 유망주가 아니다."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한동희(22)는 이제 자신의 현실과 위치를 이해했다. 이제는 더 이상 '타선의 막내'와 '거포 유망주'의 프레임에 갇혀 있어서는 안된고 '타선의 리더'이자 '중심 거포'로 도약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손아섭의 이적, 이대호의 마지막 시즌 등 여러모로 롯데 입장에서는 분수령이 될 수도 있는 시즌이다. 지난 2년 간 풀타임 3루수로 기회를 받았고 2년 연속 17홈런을 때려냈다. 유망주의 잠재력을 터뜨리고 있는 한동희에게 구단과 팬들도 더 많은 것을 기대한다. ‘리틀 이대호’가 아닌 한동희 그 자체의 진면목을 보고 싶어 한다.

2018년 입단한 한동희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과 함께했던 선배, 형들이 팀을 떠났다. 자의든 타의든 한동희는 점점 팀내 입지가 상승했다. 스스로도 이제는 더 이상 유망주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타선의 리더로서 자질을 과시해야 한다.

"이제 나는 더 이상 유망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기를 적게 나간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팀에 더 많이 보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하는 한동희다. 실제로 최근 2년 간 전준우(287경기), 손아섭(280경기), 딕슨 마차도(278경기)에 이어 팀에서 4번째로 많은 264경기에 출장했다. 이대호, 정훈, 안치홍보다도 많았다. 

유망주에서 벗어나 확실한 주전 선수, 타선의 리더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여유와 꾸준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여유를 가지고 플레이하면서 경기 상황에 맞게끔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2년 간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은 역시 기복이다. 시즌 초반 좋은 페이스를 보였다가 시즌 중반 성적이 뚝 떨어졌다. 그러다가 시즌 막판, 다시 상승 곡선을 그렸다. 롤러코스터 그래프였다.

그는 "중반에 너무 안 좋았다. 욕심을 많이 냈고 슬럼프에 빠졌을 때 생각에 너무 빠졌던 것 같다"라며 "그리고 또 그 기간에는 항상 운이 안 좋았던 것 같다. 잡힌 타구들을 너무 생각해서 안 좋은 흐름으로 빠져들었다. 그래서 슬럼프가 길었다"라고 분석했다. 이제는 이러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한 마인드세팅도 끝났다고 자부한다.

사직구장 확장도 그에게 큰 걱정거리는 아니다. 담장까지 거리가 3m 정도 늘어나고 담장 높이도 4.8m에서 6m로 높아진다. 홈런 타자인 한동희에게는 불리한 구장 환경이 됐다.

하지만 "구장이 커진다고 해서 부담은 전혀 없다. 잘 맞은 타구는 어차피 넘어간다"라면서 "홈런 숫자가 줄어든다는 생각은 안하고 있다. 2루타도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야구장이 크면 더 잘 맞는 느낌이다. 가까우면 힘이 들어가는 것 같다. 구장이 커져도 정확하게 치기만 하면 좋은 타구들이 나올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타석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한동희의 역할이 커졌다. 2년 간 한동희의 곁을 지켰던 'MLB급' 유격수 마차도가 팀을 떠났다. 마차도의 경험과 노하우를 흡수했고 그라운드 안에서는 수비 범위 등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한동희는 “2년 동안 마차도가 엄청 잘해줘서 나도 여유있게 플레이 했다”라고 인정했다. 그리고 이제 3-유간에서 마차도가 했던 것처럼 팀을 이끌어야 한다고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문규현 코치님도 '마차도가 없기 때문에 네가 수비를 이끌어야 한다’라는 말씀을 하셨다"라며 "유격수에 어떤 선수가 들어설지 잘 모르지만 제가 더 경기를 많이 나갔고 경험했기 때문에 소통과 범위 등을 먼저 챙겨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20홈런 등의 개인적인 목표들이 있다. 그러나 한동희는 아직 자신은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무대인 포스트시즌을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KT 위즈에 있는 '절친' 강백호, 그리고 롯데 출신 선수들을 보며 갈증이 커졌다.

그는 "포스트시즌을 가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입단하고 4년 동안 가지 못한 무대를 가고 싶다”라면서 "또 (강)백호를 보면서 우승에 대한 생각도 많이 들었고 롯데 시절 룸메이트였던 (신)본기 선배나 (박)시영 선배, 준태 형, 윤석이 형을 보고 우승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라며 더 큰 무대를 밟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