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우승 에이스…다시 '엔구행'을 외칠 수 있을까?
2022.01.14 15:35:43

NC 구창모 /OSEN DB


[OSEN=조형래 기자]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끈 에이스가 1년 간 실종됐다. NC 다이노스는 다시 한 번 구창모(25)로 행복해질 수 있을까.

2020년 NC의 창단 첫 통합우승의 주역으로 누구 하나 꼽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 거론되는 인물 중 한 명은 구창모다. 사실 구창모는 2020시즌 후반기, 왼팔 전완부 염증과 피로 골절 부상을 당하며 대부분을 쉬었다. 그러나 전반기에 보여준 퍼포먼스는 리그 최고의 에이스급이었다. 13경기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55(87이닝 15자책점) 17볼넷 99탈삼진의 기록을 남겼다.

구창모가 에이스 역할을 하면서 NC는 시즌 초반부터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후반기를 거의 건너뛰었지만 구창모는 한국시리즈에 복귀해서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1.38(13이닝 2자책점)을 기록하며 팀의 통합 우승에 마지막 방점을 스스로 찍었다.

도쿄올림픽이 기다리고 있었고 NC 역시 다시 통합 우승 2연패를 노렸다. 하지만 부상이 완벽하게 낫지 않았다. 재활만으로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고 2군 청백전에 등판하며 복귀가 다가오기도 했다. 결국 구창모는 돌아오지 못했다. 7월 왼쪽 척골 피로골절 판고정술을 받으며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NC는 구창모가 돌아오지 못했고 술판 파문까지 겹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도 하지 못했다.

챔피언은 자존심을 구겼다. 2020년 통합 우승도 이제 아득한 얘기가 됐다. 지난해 부진을 딛고 재도약을 위해 오프시즌 지갑을 열었다. 프랜차이즈 스타로 꼽혔고 FA 잔류가 유력했던 나성범이 KIA와 6년 150억 대형 계약을 맺고 이적했지만 박건우와 6년 100억, 손아섭과 4년 64억 원에 계약을 체결하며 대안을 완벽하게 찾았다. 나성범 한 명에게 줄 금액으로 국가대표급 외야진 2명을 영입한 셈이 됐다.

타선의 공백은 완전히 채웠다. 하지만 야구는 언제나 투수 놀음. 우승에 절대적인 공헌을 했던 좌완 에이스가 돌아오지 못하면 NC의 전력 보강은 빛을 잃을 수 있다. 구창모의 건강한 복귀가 NC의 정상 전력 복귀의 마지막 퍼즐이다.

전국구 특급으로 거듭났던 2020시즌도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지 못했다. 수술 이후 첫 시즌인만큼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적절한 휴식과 함께 130이닝 정도를 소화해주면서 2020년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NC에는 천군만마가 된다. 힘든 미션이지만 불가능한 미션도 아니다. 그만큼 구창모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일단 NC는 구창모가 정상적으로 올해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창모의 별칭인 ‘엔구행(NC는 구창모 덕분에 행복해)’은 구창모가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며 1년 간 봉인된 단어였다. 그 사이 유리몸이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까지 붙었다. 이제 2021년, 유리몸이라는 오명을 씻어내야 한다. 그리고 다시 ‘엔구행’을 목놓아 외칠 시간이 찾아와야 한다. '엔구행'이 실현되면 NC는 다시 한 번 정상에 올라설 확률도 높아질 것이다. /jhrae@osen.co.kr


NC 구창모와 김택진 구단주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