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존 확대'로 열릴 투수의 시대…유희관-정우람 부활하나?
2022.01.13 20:13:06

 

두산 유희관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새해 벽두 KBO리그의 화두는 스트라이크존 확대다. 정지택 KBO 총재가 신년사에서 경기력 향상을 위해 스트라이크존 개선을 통해 볼넷 감소와 공격적인 야구를 언급했고, 심판들은 이번주부터 휴가를 반납하며 적응 훈련에 들어갔다. 

야구 규칙대로 타자 신장에 따라 선수 개인별 존을 유연하게 적용한다. 하나 정도 높게 빠진 공도 잡아주는 식으로 위아래가 넓어진다. 좌우는 그대로 유지한다고 하지만 위아래 존을 하나씩 넓게 잡아주면 전체적인 존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올해는 투수의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 KBO리그는 외국인 타자가 각 팀별로 1명씩 배치된 2014년부터 극단적인 타고투저 흐름으로 바뀌었다. 공인구 반발 계수도 기준치보다 높아져 ‘탱탱볼’ 논란까지 불거졌다. 

2014년 리그 평균자책점 5.26은 역대 가장 높은 수치였고, 2018년 5.20이 그 뒤를 이었다. 2016년 5.19, 2017년 4.98도 역대 3~4번째 높은 수치. 2019년 공인구 반발 계수를 낮추기 전까지 투수들에게 악몽 같은 시간이 계속 됐다. 

2019년 리그 평균자책점은 4.18로 떨어지며 모처럼 평균에 수렴한 시즌이 됐지만 오래 가지 않았다. 2020년 4.78로 다시 상승했고, 지난해도 4.45로 역대 12번째 높은 시즌이었다. 갈수록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지면서 투수들이 진땀을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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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모처럼 투수들이 기를 펼 수 있을 듯하다. 확대된 존이 자리잡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시행착오는 불가피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투수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구위가 좋은 투수라면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이끌어낼 수 있고, 제구가 좋은 투수는 낮은 공으로 범타를 유도하기 용이해졌다. 

지난해 부진했던 투수들의 반등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통산 101승을 거둔 ‘느림의 미학’ 유희관(두산)은 지난해 15경기 4승7패 평균자책점 7.71로 최악의 해를 보냈다. 위아래보다 좌우 사이드를 활용하는 유희관의 투구 스타일상 큰 효과가 없을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존에 걸치는 공 한두 개만 잡아줘도 큰 힘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50경기 1승4패15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5.64로 고전하며 마무리 자리까지 내준 정우람(한화)도 주목할 만하다. 커맨드가 좋고, 볼 회전수가 높은 정우람은 전략적으로 하이 패스트볼을 잘 던지는 투수다. 지난해에도 높은 공 구사 비율이 44.4%로 절반에 가까웠다. 높은 존 확대로 이득을 볼 가능성이 높다. /waw@osen.co.kr

한화 정우람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