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 믿고 간다" 프로 12년차 오태곤, 변화보다는 '내 것' 만들기
2022.01.13 13:07:05

 

SSG 랜더스 오태곤. / OSEN DB



[OSEN=홍지수 기자] SSG 랜더스 ‘만능맨’ 오태곤(31)이 독기를 품었다. 그는 정면 돌파를 준비 중이다.

오태곤은 지난해 SSG 전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였다. 1루수가 필요하면 들어갔고, 외야 코너(좌익수) 공백이 생길 때에도 그가 메우기도 했다.

지명타자로 1타석, 1루수로 111타석, 3루수로 2타석, 좌익수로 107타석, 중견수로 9타석, 우익수로 10타석을 책임졌다. 대타나 대주자로 나간 후 13타석. 2루수와 유격수, 포수, 투수 빼고 다 해봤다.

타순도 1번부터 9번까지 다 해봤다. 타순은 2번과 6번, 7번에 많이 투입됐다. 그래서 그에게는 ‘만능맨’, ‘유틸리티 플레이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런데 그는 이제 자신만의 것을 만들고자 한다.

오태곤은 OSEN과 인터뷰에서 “다음 주 월요일(17일)에 먼저 제주도로 간다. 비시즌 동안 웨이트와 캐치볼은 했는데 제주도에 먼저 가서 기술 훈련도 들어갈 계획이다”고 전했다.

SSG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강창학 야구장에서 캠프를 차려 새 시즌을 대비한다. 이 곳에서 오태곤은 자신에게 다시 다가올 경쟁을 준비한다.

예년과 다른 마음가짐이다. 오태곤은 ‘유틸리티’라는 수식어가 싫지 않다고 했다.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능력 중 일부라고 생각했다. 팀도 그런 그를 필요로 했다. 컨택 능력, 주루 센스, 수비력 모두 고르게 좋다고 평가받는 선수다.

그런데 이제 자신만의 것을 찾는다. 그는 포지션도, 타격폼도 능동적 주체가 되어보겠다고 다짐했다.

오태곤은 “프로 세계는 늘 경쟁이 따른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경쟁에서 이겨내겠다. 기회를 잡겠다”고 각오를 밝히면서 “‘열심히 하겠다’,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말보다는 성적을 내서 내 자리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어 그는 “잘 해낼 것이다. 그래서 구단도 ‘이 선수는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다’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고 다짐했다.

롯데 자이언츠 지명을 받고 2011년 프로 무대에 뛰어든 그는 트레이드로 2017년 KT 위즈로 팀을 옮겼다. 그리고 지난 2020년 8월 다시 트레이드로 SSG 전신인 SK 유니폼을 입었다.

트레이드 설움을 안고 있어야 했다. 그래도 인천에 정착 후 자신의 색깔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는 “살아남기 위해 다 뛰었다. 필요한 일을 해내려고 했다.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열심히 했다. 하지만 올해는 내 자리, 내 것을 만들어 보기 위해 이를 악물고 뛰겠다”고 했다.

어느덧 프로 12년 차가 됐다. 큰 변화보다는 자신을 믿고 뛰어야 할 때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는 “타격폼을 바꾸는 것보다는 나를 믿고 가려고 한다. 지난해 느낀 점 중 하나가 ‘내 것이 없다’는 것이었다. 나를 믿고 뛰겠다”고 다짐했다.

오태곤은 지난 시즌 122경기에서 타율 2할6푼8리, 9홈런, 35타점, 9도루, 장타율 .426, 출루율 .313를 기록했다. 시즌 막판 한달 동안에는 한층 더 나아진 타격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새 시즌에는 한층 더 나아진 면을 보여주기 위해 일찌감치 제주도로 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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