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지에서 땅 고르기 4년…지시완⋅안중열, 롯데 안방 결실 맺을까?
2022.01.13 02:52:29

지시완-안중열(왼쪽부터) /OSEN DB


[OSEN=조형래 기자] 황무지에서 땅을 고르는 시간만 4년이 걸렸다. 이제는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신호를 보내야 하고 더 이상 걱정이 없어야 한다는 확신까지 심어줘야 한다. 롯데 자이언츠의 안방은 이제 괜찮아질 수 있을까.

터줏대감이었던 강민호(삼성)가 떠나고 지난 4년 간 롯데 안방은 사실상 황무지에서 새싹을 틔워야 하는 수준이었다. 성장과 성적을 동시에 챙기기 힘들었다. 성장은 더뎠고 성적은 나오지 않았다. 지난 4년 동안 여전히 강민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나마 2년 전부터 조금씩 희망이 생겼다. 행크 콩거(미네소타 코치)가 배터리 코치로 부임한 뒤 기존 포수진의 자세와 생각을 모두 뜯어고쳤다. 서서히 안방의 문제가 해결이 되는 듯 했고 낙관적인 예상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포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기 힘들었다. 올해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 강민호의 리턴까지도 심각하게 고려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강민호는 삼성에 잔류했고 롯데는 기존 자원들로 시즌을 꾸려가야 한다.

이제는 더 이상 무조건적인 낙관론에 사로잡히고 희망고문만 해서는 시즌을 풀어가는 게 쉽지 않다. 지난 2년 간 김준태(현 KT)를 비롯해 정보근, 지시완, 안중열, 손성빈(상무)까지. 모두 한 단계 성장한 면모는 보여줬지만 다른 팀들 못지 않게 한 시즌을 풀어갈 수 있다는 확신까지 심어주지는 못했다. 강민호가 떠난지 5년 째. 이제 확신을 심어줘야 할 단계다.

올해 안방 구성은 지난해 후반기와 마찬가지로 지시완과 안중열로 꾸려질 전망이다. 어느 선수에게 주전의 무게추가 기울지는 캠프를 치르면서 지켜봐야 한다. 특정 선수를 주전으로 정해놓지 않고 투수 매치업을 고려해 전담 포수 형식으로 나눠서 시즌을 풀어갈 수도 있다. 

래리 서튼 감독 부임 이후 본격적으로 기회를 받기 시작한 지시완은 타석에서 일발 장타력을 선보였다. 73경기 타율 2할4푼1리(166타수 40안타) 7홈런 26타점 OPS .741의 기록을 남겼다. 수비에서도 이전보다는 진일보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후반기에 기회를 더 많이 받은 포수는 안중열이다. 상무에서 전역한 뒤 안중열은 58경기 출장해 타율 2할3푼2리(125타수 29안타) 3홈런 16타점 OPS .714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 했다. 장타력은 지시완에 밀리지만 영리한 투수 리드를 한다는 평가를 받았고 39.4%라는 리그 최정상급 도루 저지율을 기록했다.

지시완과 안중열이 지난해보다 더 성장하고 서로의 장단점을 상호 보완해서 한 시즌을 풀어갈 수 있다면 롯데 입장에서는 더할나위 없다.

하지만 지난해 두 선수 모두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적으로 힘에 부치는 모습이 역력했다. 두 선수 모두 포수로서 온전한 풀타임 시즌을 한 번도 치러본 적이 없다. 그 결과 롯데는 다시 한 번 시즌 100폭투(102개)를 넘어서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포수 문제가 절정으로 달하던 2019년 103개의 폭투와 다를 바 없는 기록이었다. 지난해 롯데의 투수진의 제구력 자체가 좋지 않았지만 포수진도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폭투는 물론 전체적인 프레이밍도 썩 좋지 않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개선해야 하는 지점은 분명하다. 콩거 코치의 뒤를 이어 합류하는 제럴드 레어드 배터리 코치의 지도가 어떻게 지시완과 안중열에게 스며들지도 지켜봐야 한다.

롯데의 포수진에게 더 이상 육성과 성장이라는 면죄부, 방패는 없다. 이제 모두가 기대하는 것은 포수진에 대한 확신, 그리고 성적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