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소녀' 비컴, 호주 프로야구 사상 첫 여자 선수 등판...1이닝 무실점
2022.01.09 10:29:44

 

[사진] 애들레이드와의 경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제너비브 비컴. <멜버른 에이시스 홈페이지 캡처>



[OSEN=LA, 이사부 통신원] 호주 프로야구 리그(ABL)에 여자 선수가 사상 최초로 등장했다. 올해로 17세의 좌완 투수 제너비브 비컴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멜버른 에이시스의 비컴은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열린 멜버른 챌린지 시리즈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구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9일 전했다.

비컴은 6회에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투수가 일찍 무너져 4점을 뒤진 상황이었다. 첫 타자에게 1루를 내준 비컴은 두 타자를 땅볼 처리한 뒤 네 번째 상대한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 2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다음 타자를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비컴은 이날 129~135km의 패스트볼 구속을 기록했고, 커브와 체인지업도 섞어 던졌다. 

그러나 비컴의 활약에도 멜버른은 애들레이드에 1-7로 패했다. 비컴의 ABL 기록은 1이닝 평균자책점 0.00이다 

비컴이 이날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1일 멜버른과 2022~23시즌 개발 선수로 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이미 비컴은 호주 유소년 야구 무대에서 뛰었기 때문에 그녀에 대한 정보는 많았고, 많은 코치로부터 관심의 대상이었다.

비컴은 이미 100개가 넘는 클럽들로 구성된 빅토리안 서머 베이스볼 리그의 최상위 레벨인 디비전1에서 투수로 활약했었다. 그녀는 지난 2018년 이 레벨에서 공을 던진 첫 번째 여자선수였고, 16세 이하 선발팀에 여자로는 처음으로 지명되기도 했었다.

그녀가 멜버른과 개발 선수로 계약한 것은 오는 2023년 미국의 대학으로 진학하기 위해서다. 더 뛰어난 선수가 되기 위해 호주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인 멜버른의 경쟁적인 환경이 필요했고, 훌륭한 코칭스태프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서다.

비컴은 "만약 누군가가 당신이 하고 싶지 않을 일을 강요하거나, 소프트볼을 하라고 하거나, 해야만 하는 스포츠를 하라고 하면 절대 듣지 마라"면서 "당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 당신이 충분히 열심히 한다면 당신은 어딘가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당신은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lsboo@osen.co.kr

 

[사진] 경기 후 인터뷰를 하고 있는 제너비브 비컴. <멜버른 에이시스 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