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폐쇄' 벌써 한 달 "예정된 협상 없다, 돈 문제는 손도 못대"
2022.01.04 20:47:04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새 노사협약을 두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직장폐쇄(록아웃)가 벌써 한 달을 넘기고 있다. 여전히 노사 양측은 협상의 핵심에 대해 제대로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

미국 USA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은 4일(한국시간) "2022년의 첫 주는 2021년 마지막 달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말하며 "현재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 간 예정된 협상은 없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는 지난 2016년 12월 발효된 CBA(노사협약)의 만료를 앞두고 노사간 협의를 이어갔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문제에서 전혀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고, 결국 지난 12월 2일부터 '올스톱'됐다. 1994~1995년 선수노조가 파업을 단행한 이후 26년 만에 나온 상황이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돈'이다. 사무국과 구단, 선수 측은 FA 연한, 사치세, 포스트시즌 확대, 리그 수익 분배 등 여러 사안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모두 수익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어느 쪽이라도 쉽사리 팽팽하게 당겨진 끈을 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여전히 메이저리그 노사는 이 부분에 대해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노사 양쪽은 12월 직장폐쇄 후 두 차례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도 재정과 관련된 부분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양 측은 내셔널리그의 지명타자 도입 등의 몇몇 이슈에서만 의견을 일치했다고 한다. 이런 분야에서 아무리 합의에 이른다고 해도 결국 핵심을 찌르지 못한다면 새 CBA 합의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아직 시간 여유는 있는 편이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은 대부분 2월 20일을 전후해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 이 시기 이전까지만 합의에 이르면 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3월을 넘기더라도 초반에 협상이 완료되면 시즌 출발을 늦춰서라도 파행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노사간 평행선이 길어진다면 최악의 경우 단축시즌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실제로 1994년 파업 당시 선수노조는 이듬해 4월 초에야 파업을 철회했고, 이로 인해 1995시즌은 팀당 144경기 체제로 진행됐다.

이 사태가 길어진다면 모두에게 좋을 것이 없다.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직장폐쇄는 메이저리그에 좋지 않은 상황이다. 사업적 측면에서 치명타라는 걸 알고 있다"며 "다시 협상 테이블이 열려 합의에 이르는 것이 내 희망"이라고 말했다.

맥스 슈어저(37)와 마커스 시미언(31), 코리 시거(27) 등 여러 대형 계약이 터지며 불타오르던 메이저리그의 스토브리그는 직장폐쇄 후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올해 메이저리그 시즌은 4월 1일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