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출신 1루수, 美매체 선정 올해 메이저리그 '황당 플레이' 1위 불명예
2021.12.30 01:33:03

올 시즌 키움에서 뛰었던 외국인 타자 윌 크레익. /사진=뉴스1

 

올 시즌 키움 히어로즈의 외국인 선수로 합류했던 윌 크레익(27)이 2021년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황당한 플레이의 불명예를 안았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28일(한국시간)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나온 특별한 경기, 이상한 플레이 등을 선정해 소개했다. 여기서 가장 먼저 나온 장면이 바로 크레익의 경기였다.

크레익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뛰던 올해 5월 28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1루수로 출전했다. 0-1로 뒤지던 3회 초 2사 2루에서 하비에르 바에즈(29)의 땅볼 때 3루수의 약간 빗나간 1루 송구를 잡은 뒤 베이스를 밟지 않고 타자를 태그하기 위해 홈 쪽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주춤하던 바에즈가 홈으로 방향을 바꿔 달렸고, 크레익은 계속 쫓아갔다.

끝까지 따라가 태그를 했으면 점수를 주지 않고 이닝을 마쳤겠지만 크레익은 상대 2루 주자가 홈으로 뛰어들자 이번엔 갑자기 포수에게 공을 던졌다. 그러나 주자는 이미 득점했고, 포수가 비어 있는 1루쪽으로 악송구까지 범하면서 그 사이 타자 주자 바에즈는 2루까지 도달했다. 순간적인 판단 실수로 인해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주고 만 것이다. 바에즈는 뒤이은 적시타에 득점까지 올렸다. 경기는 피츠버그의 3-5 패배로 끝났다.



타자 주자 하비에르 바에즈(왼쪽)가 윌 크레익의 태그를 피하려 하고 있다. /사진=시카고 컵스 공식 SNS 캡처

 

이 플레이로 팀의 눈밖에 난 크레익은 결국 6월 초 피츠버그 구단에서 양도지명(DFA) 처리됐고, 7월 13일 키움 구단과 계약을 맺고 아시아 무대에 도전했다. KBO 리그에서 61경기를 뛴 크레익은 타율 0.248, 6홈런 30타점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시즌 후 키움과 결별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일어나나'라는 타이틀로 이 장면을 소개한 디 애슬레틱은 "평범한 3루 땅볼이 나온 이후의 30초는 어떤 장면도 '평범'이라는 단어에 맞지 않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최면을 걸어 역회전시킨 듯했다"며 "바에즈는 야구계의 (마술사) 데이비드 카퍼필드(65)"고 표현했다. 이어 "평생 이 장면을 보면 웃음이 터질 것이다"고도 했다.

앞서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인 MLB.com도 지난 11월 '올해 메이저리그 최악의 본헤드 플레이' 순위를 선정하면서 크레익의 이 행동을 1위에 꼽기도 했다. 당시 MLB.com은 "이 플레이가 나온 순간, 우리는 이것이 올해 최악의 실수가 될 거라고 느꼈다"며 그의 황당한 판단을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