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에 앉는 것만도…” 5강 급한 SSG, 타율꼴찌 외인 보듬는 이유.eu
2021.10.19 16:42:36

SSG 랜더스 제이미 로맥 /OSEN DB


[OSEN=조형래 기자] “5강을 향해 나아가는 시점에서 최상의 엔트리를 구축하려고 했다. 그것이 이유다.”

SSG 랜더스가 치열한 5강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지난 16일,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36)을 재차 콜업했다. 목 통증으로 9월 24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이후 20일 넘게 몸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고 결국 20일 가량이 지나서야 재차 콜업됐다.

사실 올해 로맥의 시즌 성적은 외국인 타자라고 논하기에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 2할2푼5리 20홈런 52타점 OPS .765의 기록. 규정타석을 소화한 타자 가운데 꼴찌 타율이다. 2017년 KBO리그 데뷔 이후 5년 연속 20홈런 기록했고 통산 155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슬러거다. 그런데 위압감은 이전 시즌들만 못하다. 노쇠화가 눈에 보이는 상황.

사실 SSG는 로맥의 공백을 충분히 잘 채워왔다. 로맥 없이 살아가는 법을 나름대로 터득했고 5강 경쟁에서도 뒤쳐지지 않고 있다. 로맥은 현재 대타 정도로 출장 기회가 제한적이다. 아울러 내년에는 새로운 외국인 타자와 함께할 가능성도 높다. 

그럼에도  다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김원형 감독의 의지가 있었다. 김 감독은 “잘 해주면 좋다. 그러나 좋을 때처럼 활약을 해달라고 콜업을 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로맥이 벤치에 대기하고 있고 타석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상대에 압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 측면이 있다.  마지막은 베스트의 엔트리를 구성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라고 설명했다. 아무리 부진하다고 한들 외국인 타자의 존재감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게 김원형 감독의 생각이었다.

무엇보다 로맥의 ‘큰 형님’ 성향도 무시할 수 없었다. 이미 팀 명이 바뀌었지만 그래도 5년차의 장수 외국인 타자다. 구단 직원들도 “한국 사람 같이 행동한다”라고 ‘현지화’가 완료된 로맥을 언급했다. 이러한 ‘현지화’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김원형 감독은 한 가지 예를 들었다. 김 감독은 “사실 외국인 타자 자리에 대타를 쓰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본인도 한국에 와서 이런 경험은 처음일 것이다. 올해 몇번 그런 상황이 발생했다”라면서 “자존심도 상하고 기분도 좋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대신 나간 타자들에게 파이팅을 불어넣어주곤 하더라. 팀을 위해서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라는 생각을 했고 전력 외적으로 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며 로맥의 헌신을 언급했다.

로맥을 보듬고 동행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히 성적의 문제가 아니다. 팀의 케미스트리를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는 게 김원형 감독의 확고한 생각이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