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은 김연경-야구는...” 두산 1차지명 당찬 포부
2021.08.25 19:25:17

 

[OSEN=목동, 김성락 기자] 1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 대회’ 서울고와 유신고의 8강전 경기가 열렸다. 3회초 무사 2루 서울고 이병헌이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1.06.10 /ksl0919@osen.co.kr



[OSEN=이후광 기자] 팔꿈치 재활에도 두산에 1차 지명된 서울고 3학년 이병헌이 프로 무대를 향한 당찬 포부를 밝혔다.

서울고 특급 좌완 이병헌은 지난 23일 2022 KBO리그 1차 신인드래프트서 두산 베어스 1차 지명의 영예를 안았다. 팔꿈치 수술 이후 재활을 진행 중이지만, 151km의 강속구와 향후 무한한 잠재력을 인정받아 최고 순위 지명으로 프로행의 꿈을 이뤘다.

이병헌은 24일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축하 인사를 너무 많이 받아 하루 종일 휴대폰만 잡고 있다”며 “올해 많이 힘들었는데 지명을 받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마음이 편하다”라고 1차 지명된 소감을 전했다.

이병헌은 고교 시절 강속구를 비롯해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을 수준급으로 구사하며 일찌감치 좌완 최대어로 불렸다. 특히 두산은 “빠르고 날카롭게 꺾여 프로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며 그의 슬라이더를 주목했다. 2학년 시절 기록은 14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1.04(34⅔이닝 4실점)로 압도적이었다.

그런 이병헌에게 팔꿈치 통증이라는 시련이 찾아왔다. 신인드래프트가 열리는 3학년 때 찾아온 야속한 부상이었다. 이병헌은 수술이 아닌 재활을 통해 상태를 회복하려 했으나 서울고 유정민 감독의 설득과 함께 수술이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그는 7월 28일 팔꿈치 뼛조각 수술, 8월 11일 내측 측부 인대 수술을 차례로 받고 현재 재활 중에 있다.

이병헌은 “처음을 부상을 당했을 때 수술을 최대한 안 하려고 했다. 그러나 재활이 아닌 수술을 했고, 3학년인데 보여드린 게 없어 마음이 불안했다”며 “이제 지명을 받아 그래도 마음이 편해졌다”고 지난날을 되돌아봤다.

 

[OSEN=목동, 김성락 기자] 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제48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서울고와 인천고의 결승전이 열렸다.3회초 서울고 이병헌이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ksl0919@osen.co.kr



고교생 이병헌에게 두산은 어떤 구단이었을까. 그는 “프로야구에서 가장 이름 있는 구단 중 하나다. 선수층이 두터워 후보들까지 멋있어 보인다. 모두가 주전처럼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 단단한 팀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병헌이 두산에 관심을 갖게 된 또 하나의 이유. 바로 고교 1년 선배 안재석이었다. 지난해 1차 지명된 안재석의 활약을 보고 두산 유니폼을 입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이병헌은 “(안)재석이 형이 두산에 간 뒤로 계속 두산 야구를 챙겨봤다”며 “처음에는 서울권 팀에 가고 싶었지만, 점점 두산 야구 스타일이 멋있어 보였다. 갈수록 두산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당연히 1차 지명 발표와 함께 안재석의 축하 인사도 받았다. 이병헌은 “재석이 형은 운동 끝나고 항상 같이 가고, 저녁도 함께 먹었던 사이다. 거의 맨날 붙어있는 선배였다. 그런 형과 함께 뛰게 돼 좋다”고 기뻐했다.

1차 지명 투수답게 확실한 롤모델도 갖고 있었다. 그 주인공은 2013년 두산 5라운드 43순위로 입단해 현재는 LG에서 뛰고 있는 좌완 함덕주. 이병헌은 “난 선발 욕심이 있는데 항상 팀에서는 중간 또는 마무리를 맡았다”며 “함덕주 선배는 선발을 비롯해 여러 보직을 소화할 수 있는 투수다. 그런 부분을 닮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야구에 한정 짓지 않고 운동선수 전체로 보면 김연경(상하이)이 롤모델이다. 커리어를 비롯해 경기장 밖에서 나타나는 인성을 닮고 싶다. 배울 점이 참 많은 선수”라고 덧붙였다.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



이병헌은 두 차례의 수술로 인해 1군 데뷔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팔꿈치 수술은 보통 회복까지 1년을 필요로 한다. 빠르면 내년 6월, 그렇지 않다면 후반기 복귀가 예상된다. 그러나 초조함이나 좌절은 없다. 재활에도 프로 구단의 1차 지명을 받았고, 모처럼 얻은 쉬는 시간을 힐링의 시간으로 잘 활용하고 싶다.

이병헌은 "아직 운동을 시작할 수 없어 치료와 휴식을 병행 중이다. 사실 지금까지 야구하면서 쉬는 시간이 없었는데 이럴 때 나만의 시간을 갖고 있다"면서도 "지금 그 어떤 운동도 하지 못해 답답하다. 그래도 재활을 하면 다시 운동을 할 수 있으니 빨리 재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자신을 1차 지명 투수로 키워준 서울고 은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유정민 감독님과 많은 코치님들이 올해 힘들었을 때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셨다. 빨리 수술을 결정할 수 있게 해주신 분들이라 감사하다”며 “또 학교 동문회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셨다. 이 모든 분들 덕분에 1차 지명될 수 있었다”고 인사를 전했다.

아울러, “내가 학생 때 많이 아파서 병원비가 많이 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1차 지명을 받았고, 이번 재활 기간을 통해 앞으로 아픈 일이 적어지도록 하겠다. 그 동안 많이 힘드셨을 텐데 고생 많으셨다. 감사하다”며 부모님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이병헌에게 끝으로 두산에서 어떤 투수가 되고 싶냐고 물었다. 그는 “내 위치에서 항상 할 수 있는 걸 다하고 내려오는 투수가 되겠다. 선발이면 선발, 마무리면 마무리대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며 프로에서 성공할 그날을 꿈꿨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