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가 전국 지명 포기하고 윤태현을 뽑은 진짜 이유.txt
2021.08.24 16:37:46

봉황대기 우승컵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윤태현./사진=SSG랜더프 인스타그램

 

SSG 랜더스가 사이드암 윤태현(19·인천고)를 품었다. 전국 지명권이 있음에도 인천 팜을 택했다.

류선규 SSG 단장은 23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전라도 팜의 최대어인 문동주(18·광주 진흥고)나 김도영(18·광주동성고)을 지명할 기회가 있지 않는 이상 윤태현을 지명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전국 지명권을 쓴다고 하더라도 KIA나 한화가 (두 선수를)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까지 차례가 온다는 변수가 적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3순위인 윤태현이 우리 팀으로 올텐데 그럴바에 연고 지명으로 미리 확실하게 뽑아 선수에게 동기부여를 주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위로 마친 SSG는 하위 3개 팀에게 주어지는 전국 지명이 가능했지만 인천 팜에서도 좋은 선수가 나와 큰 고민 없이 지명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윤태현은 190cm, 88kg의 우수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최고구속 143km의 직구를 던지는 사이드암 투수로서 수준급 구위와 볼끝 무브먼트를 강점으로 가지고 있다. 또한 좌우 코너워크를 활용한 안정된 제구력을 갖춘 투수로 마운드에서의 경기 운영 능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교 통산 89이닝을 던지며 9승 2패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하고 있다. 고교 2학년 때부터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면서 지난해 인천고의 봉황대기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으며, 그해 고교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최동원상'을 수상한 바 있다.

류 단장은 "공을 쉽게 쉽게 던진다. 일관성 있게 던진다.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완급조절이다. 고교생임에도 강약 조절을 할 줄 알았다. 상위 타선과 하위타선, 주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 던지는 게 차이가 있더라. 이런 모습을 봤을 때 프로에서 빨리 적응할 수 있는 투수라고 생각한다"고 높게 평가했다.

SSG는 윤태현의 '인성'도 확인했다. 1차 지명 후 SSG가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윤태현은 우수한 기량뿐만 아니라 성실하고 모범적인 생활태도를 갖추고 있다'라는 문장이 있을 정도다. 지난해 NC가 1차 지명으로 김유성(19·고려대)을 지명했다가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밝혀져 지명 철회라는 사상 최초의 사례를 남긴 바 있었다. 아픈 선례가 있기에 SSG도 나름대로 주변 사람들에게 물으며 확인했다.

송태일 스카우트 팀장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우선 훈련할 때와 경기할 때의 행동을 보면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다혈질 적인 모습도 없었고 차분하다. 감독 및 코치분들은 물론이고 동료 선후배들에게 물어봤다. 요즘 학생들은 솔직하게 다 말하지 않나(웃음).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들어본 결과 성실한 선수로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윤태현./사진=SSG랜더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