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와 정성 “더 중요한 시기 온다”...‘9푼 외국인’이 ‘LG 우승청부사’ 될까?
2021.08.24 16:19:27

[OSEN=이대선 기자] LG 트윈스 저스틴 보어. 2021.08.13 /sunday@osen.co.kr


[OSEN=창원, 조형래 기자] “지금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시기가 올 것이다. 그 때를 염두에 두고 체크를 잘 하려고 한다.”

올해 그 어느 시즌보다 대권 도전의 적기인 LG 트윈스. 마지막 퍼즐 조각을 채우기 위해 후반기를 앞두고 새로운 외국인 타자 저스틴 보어를 데려왔다. 메이저리그에서 92홈런을 때려냈고 지난해는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준 장타력, 동양야구 경험을 접목시켜 우승청부사가 되기를 바랐다. 그만큼 보어를 향한 기대치는 높았다.

기대가 높으니 실망은 더 커졌다. 아직 후반기 9경기에 출장했지만 현재 타율은 9푼1리(33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OPS .393의 기록에 그치고 있다. 입국, 자가격리, 경기 출장까지 한 달도 채 안되는 기간에 모두 이뤄졌다. 혼란스럽지만 클래스가 있는 선수이기에 금방 적응할 수 있을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성적은 ‘외국인 교체가 올바른 선택이었나’라는 근본적인 의문으로까지 이어지는 실정이다.

LG 류지현 감독은 일단 천천히 기다리고 있다. 보어를 향해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는 의견을 견지하고 있다. “평가를 내리기에는 짧은 시간이다”라며 보어의 현재 부진을 두둔한다. 하지만 대권 도전에 나서는 LG에 시간적 여유는 그리 많지 않다. 선두권 다툼에서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 대권 도전 팀을 향해서는 잘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칭찬에는 박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보어의 부진도 더욱 도드라지는 모양새다.

그러나 현재의 부진이 향후 약이 되기를 바라고 있는 LG다. 후반기 시작 이후 줄곧 선발 출장했지만 지난 22일 창원 NC전에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류지현 감독은 “머리도 복잡하고 여유도 없을 것이다. 한 호흡을 쉬고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라며 “벤치에서 넓은 시야로 지켜보고 마음을 가다듬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러 노력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보어의 분위기 환기를 위한 결정이라는 것.

2군으로 내려서 기술적, 멘탈적 재조정 기간을 갖는 것 역시 고려해볼 수는 있지만 당장의 선택지에 없다. 그는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커리어를 쌓고 그 정도 성적을 올렸으면 본인만의 루틴과 수싸움 등 자기 자신만의 것이 있을 것이다. 당장 경기를 뛰어야 하는데 기술적 교정을 들어가면 더 혼란스러울 것이다. 시간을 주고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라며 보어가 1군에서 경기에 나서면서 감각을 되찾기를 바라고 있다.

보어가 빠르게 반등세를 보여줘야 한다. 국내 선수들의 화력으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다. 보어 하나만을 위해 팀이 방전 상황에 놓일 수도 있는 위험부담이 있다. 그러나 류지현 감독은 결국 보어가 타선의 방점을 찍어줘야 한다고 생각할 터. 결국 인내하면서 회복을 하기 위해 지극정성을 다하려고 한다. 류지현 감독은 보어를 믿고 있다. 지금 헤매고 있지만 제 자리를 잡는다면 결국 언젠가는 ‘한 방’을 쳐줄 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가을야구, 한국시리즈라면 더할나위 없다.

류 감독은 “지금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시기가 올 것이다.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계속 체크를 하면서 좋은 컨디션, 좋은 마음, 좋은 기분으로 경기에 들어올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찾아낼 것이다”라며 보어의 회복에 진심을 다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