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팬들 사랑 간직하겠다” 키움맨 정찬헌, 가슴 뭉클한 작별 인사.txt
2021.07.28 21:40:10

[OSEN=잠실, 지형준 기자]2회초 2사 만루에서 LG 정찬헌이 롯데 마차도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미소짓고 있다. /jpnews@osen.co.kr


[OSEN=잠실, 이후광 기자] 키움행이 확정된 정찬헌(31)이 정든 LG 팬들을 향해 마지막 감사 인사를 남겼다.

정찬헌은 28일 구단을 통해 “어제(27일) 부로 키움으로 이적하게 됐는데 감회와 마음가짐이 새롭다. 그저 감사하다는 말밖에 못하겠다”며 “그 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다. LG라는 곳에서 20대를 보내고 30대에 타 구단으로 이적하게 됐는데 그 동안 주신 사랑 감사하게 잘 간직하고 타 팀 가서도 아프지 않고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정찬헌은 27일 서건창과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정든 LG를 떠나 키움 유니폼을 입게 됐다. 2루수 보강이 절실했던 LG 차명석 단장이 먼저 키움 고형욱 단장에 연락해 서건창을 문의했고, 반대급부 카드로 정찬헌을 제시하며 뜻하지 않은 이적이 이뤄졌다.

정찬헌은 “많은 선후배님들의 연락을 받았다. ‘잘 된 일이다’, ‘조금 아쉽다’, ‘안타깝다’ 등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난 딱 그 중간”이라며 “안타깝고 아쉬운 것보다 키움이 날 필요로 했기에 간 것이고 또 거기서 충실해야하는 게 선수의 임무다. 가서도 잘하자는 마음”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정찬헌은 광주일고를 나와 2008년 LG 2차 1라운드 1순위 지명을 받은 유망주였다. 이후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올해까지 무려 14년 동안 트윈스맨으로 활약하며 통산 358경기 40승 44패 46세이브 28홀드 평균자책점 4.80을 남겼다. 올해도 12경기 6승 2패 평균자책점 4.03으로 선발투수 역할을 충실히 수행 중이었다.



정찬헌은 “군 생활을 포함해서 14년을 한 직장에서 보냈다는 자부심도 있고 감사함도 있다”며 “동료들에게 고마웠고 또 행복했다. 다같이 함께 했던 시절들이 모두 그렇다. 모자란 부분도 있었지만 잘 이해해주고 감싸주면서 했던 게 동료로서 선배로서 후배로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정든 LG를 떠나는 소감을 전했다.

LG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을까. 그는 “오래 있다 보니 한 순간을 정하기가 그렇다”며 “여러 상황이 많았다. 첫 승했을 때, 작년에 완봉했을 때, 타석에서 안타를 쳤을 때 등 많은 일이 있었는데 그런 기억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감사했다”고 밝혔다.

LG에서 정찬헌에게 늘 따라붙은 꼬리표는 부상이었다. 이 부분도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클 터. 정찬헌은 “그건 가서도 똑같다. 어차피 유니폼 입은 건 똑같다고 생각한다”며 “당연히 아프지 않는 게 우선이고 거기에 실력이 따라와 주면 정말 좋은 것이다. 사람은 또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니 그 때를 기약하겠다”고 전했다.

정찬헌은 끝으로 팬들에게 “난 그렇게 많이 잘했던 선수는 아니었다. 14년 있으면서 이 자리 저 자리 열심히 던지다 보니 시간이 흘렀고 이제껏 주신 사랑 정말 잘 받았고 잘 느꼈다”며 “타 팀 가서도 그 사랑을 간직하면서 더 열심히 던지도록 하다. 너무 감사했다”고 인사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