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빼고 다 되는 '특급 유틸' 한화 페레즈, 타격은 물음표? "지금 최고조"
2021.07.07 08:18:17

[사진] 2019.02.23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지난 6일 총액 40만 달러에 한화와 계약한 새 외국인 타자 에르난 페레즈(30)는 전천후 수비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2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10시즌을 보내면서 포수 빼고 내야와 외야 7개 포지션을 두루 섭렵했다. 

메이저리그 시절 페레즈는  3루수(211경기·1241이닝), 2루수(179경기9·81⅓이닝), 우익수(101경기·569이닝), 좌익수(77경기·433이닝), 유격수(60경기·353⅔이닝), 중견수(18경기·172⅔이닝), 1루수(30경기·87이닝) 순으로 수비했다. 심지어 투수로도 9경기 9⅓이닝을 던졌다. 

지난 2016~2019년 밀워키 브루어스 코치 시절 페레즈를 가까이서 지켜본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내야, 외야 가리지 않고 전 포지션을 소화한 유틸리티였다. 여기 와서도 여러 포지션을 볼 것이다"고 밝혔다. 

페레즈도 자신의 장점으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가 된다는 점이다. 주 포지션은 2루수, 유격수이지만 외야도 문제없다.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모든 포지션에서 평균 이상 수비력을 보여준 선수라 1루수로 제한된 전임자 라이온 힐리보다 쓰임새가 많을 전망. 


[사진] 2021.03.22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지만 외국인 타자라면 역시 수비보다 타격이다. 한화가 힐리를 방출한 것도 수비가 안 돼서가 아니다. 정은원, 하주석, 노시환 외에 위협적인 타자가 없는 팀 타선의 현실을 비춰볼 때 페레즈는 방망이로도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 

페레즈는 메이저리그 10시즌 통산 타율 2할5푼 45홈런 180타점 OPS .662로 타격은 크게 돋보이지 않았다. 2016~2017년 13개, 14개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쳤지만 통산 출루율 2할8푼으로 선구안은 좋지 않았다. 트리플A 5시즌 215경기 통산 타율 2할9푼9리 15홈런 105타점 OPS .779로 낫지만 압도적인 성적은 아니었다. 미국 시절 기록만 보면 힐리보다 딱히 나을 게 없는 숫자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은 "최근까지 페레즈는 메이저리그 콜업 후보에 오를 만큼 트리플A에서 좋은 타격을 보였다. 타격에 있어선 커리어 중 지금이 가장 좋은 모습이다. 특히 스트라이크존 관리에서 많은 발전을 이뤘다. 이전에는 바깥쪽 공에 따라다녔지만 지금은 다르다. 한국에 오면 실전 공백 등의 영향으로 타격 흐름에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최근까지 타격 발전을 확인했다"고 기대했다. 


[사진] 2021.06.06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제 밀워키 산하 트리플A 내쉬빌에서 23경기 타율 3할5푼7리 3홈런 18타점 OPS .931로 맹타를 휘둘렀다. 5월에는 도쿄올림픽 아메리카 지역 예선에서 5경기 19타수 8안타 타율 4할2푼1리 3홈런 6타점 OPS 1.476으로 펄펄 날았다. 6월말 최종 예선에서도 4경기 20타수 6안타 타율 3할 2홈런 OPS .950으로 좋은 타격감을 이어나갔다. 수베로 감독도 고국 베네수엘라의 경기를 보며 페레즈를 체크했다. 페레즈 역시 "한화가 필요로 하는 장타력도 갖고 있다"며 타격도 어필했다. 

페레즈를 잘 아는 수베로 감독은 그의 멘탈과 적응 능력도 자신했다. "외국인 선수는 중압감을 견디는 게 중요하다. 페레즈는 윈터리그, 국가대표 등 여러 곳에서 큰 경기를 많이 경험하면서 스스로 멘탈을 다스릴 줄 안다"고 말한 수베로 감독은 "카리스마 있는 성격으로 밀워키 시절 스타 선수들과 여러 국적의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했다. 성격이 좋아 덕아웃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 수 있다. 여기 와서도 충분히 적응을 잘할 것이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