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국대 발탁→10K 완벽투...19살 특급루키, "평생 최고의 하루"
2021.06.17 02:12:50

[OSEN=광주,박준형 기자] 16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더블헤더 2차전이 진행됐다. 6회초 5.2이닝 무실점 호투한 KIA 선발투수 이의리가 교체된 뒤 더그아웃에서 미소 짓고 있다. 21.06.16 / soul1014@osen.co.kr


[OSEN=광주, 이선호 기자] 특급루키의 생일잔치였다. 

KIA 타이거즈 고졸 신인투수 이의리가 시즌 3승에 성공했다. 이의리는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경기에 선발등판해 5⅔이닝 동안 10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1피안타 2볼넷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팀의 2-0 승리를 이끌고 당당히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경기에 앞서 이의리는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도쿄 올림픽 대표팀 최종 멤버에 발탁을 받았다. 고졸 신인투수가 올림픽 대표로 뽑힌 것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승호(SK) 이후 21년 만이다. 청소년 대표에도 들지 못했던 성인 대표팀에 당당히 입성한 것이다. 

태극마크는 생애 처음이었다. 더욱이 자신의 19번째 생일이었다. 잊지 못할 최고의 선물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의리를 마음에 두었고 "조커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차우찬과 함께 좌완투수 2명 가운데 한 명으로 선발과 구원투수 모두 활용이 가능한 자원이다. 

그런 기운이 경기에 그대로 이어졌다. 힘 좋고 싱싱한 직구와 절묘한 체인지업에 커브와 슬라이더까지 쏙쏙 들어갔다. 2회까지는 무안타 행진을 했다. 3회 1사후 김찬형 볼넷, 김강민 안타를 내주고 위기에 몰렸으나 오태곤 2루뜬공, 최정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회도 로맥과 최주환을 삼진으로 잡으며 영의 행진을 이었다. 1차전에서 홈런을 때린 최주환과 8구 접전을 벌였는데 땅에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5회는 아웃카운트 3개를 모조리 헛스윙 삼진으로 잡는 위력투를 과시했다. 다만, 90구를 던져 투구량이 많았다. 

6회도 마운드에 오른 이의리는 오태곤의 헛스윙을 유도해 10번째 삼진을 뽑아냈다. 최정은 2루 땅볼로 잡았으나 로맥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등판을 마쳤다. 106구, 올들어 가장 많은 투구였다. 최고 구속은 151km를 찍었다. 고졸신인투수가 왜 도쿄행 티켓을 받았는지 확실하게 증명한 하루였다. 


[OSEN=광주,박준형 기자] 16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더블헤더 2차전이 진행됐다. 6회초 5.2이닝 무실점 호투한 KIA 선발투수 이의리가 교체되며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1.06.16 / soul1014@osen.co.kr

 

경기후 이의리는 "대표팀 선발 소식을 듣고 웃음만 나왔다. 미리 귀뜸 받은 것은 없었다. 궁금해서 내가 뉴스로 보고 확인했다. 어릴 때 국가대표 야구선수가 꿈이었다. 그 꿈을 이뤘다. 올림픽 마운드만 올라가도 영광이다.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대표팀 발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공격적인 부분이 좋았다. 오늘은 직구가 괜찮았다. 직구로 빠르게 승부하고 싶었다. 커브는 자주 안던졌다.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구종이라 앞으로 자주 써먹겠다. (어제 밤) 12시쯤 생일축하 받고 (오전) 11시에 대표팀 축하받았다. 오늘은 내 평생에 가장 맘에 드는 하루였다"며 웃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