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 전부 아냐" 탈락 각오했던 'ERA 0.55 철벽 불펜' 강재민
2021.06.16 11:47:10

 

[OSEN=대전,박준형 기자] 15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진행됐다.7회초 무사 2루 상황서 마운드에 오른 한화 강재민이 롯데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은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1.06.15 / soul1014@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그게 야구 인생의 다가 아니다."

지난 15일 대전 롯데전. 도쿄 올림픽 야구대표팀 최종 엔트리 발표를 하루 앞두고 2이닝 39구 투혼을 발휘하며 무실점 호투를 펼친 투수 강재민(24·한화)은 KBO리그 최고 불펜의 이유를 증명했다. 1점차로 쫓긴 7회 무사 2루 위기를 실점 없이 막은 뒤 8회까지 책임지며 팀 승리를 지켰다. 

지난달 6일 대전 삼성전을 시작으로 최근 13경기 18⅔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 시즌 전체 성적은 26경기 2승3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0.55 탈삼진 30개로 완벽에 가까웠다. 최소 5이닝 이상 던진 리그 전체 투수 185명 중 강재민보다 평균자책점 낮은 투수는 없었다. 

자연스럽게 강재민의 도쿄 올림픽 승선이 기대를 모았다. 한화 선수들도 "다른 선수는 몰라도 강재민은 꼭 갈 것이다"며 응원했다. 지난 14일 엔트리 제출이 마감됐지만 올림픽 발표 전날밤 보여준 강재민의 강렬한 퍼포먼스는 도쿄행 자격 증명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경기 후 강재민은 올림픽 발탁 여부에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탈락도 각오한 듯 담담했다. 그는 "가고 싶은 욕심은 있는데 결과는 이미 나와 있을 것이다.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게 야구 인생의 다가 아니다"며 겸허한 자세를 보였다.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16일 오전 발표된 최종 엔트리에 강재민의 이름은 없었다. 성적상 말이 안 되는 결정이지만 경험을 중시하는 대표팀의 보수적인 시선은 결국 강재민을 외면했다. "난 괜찮으니 재민이가 꼭 도쿄 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던 중고교 선배 김민우가 한화에서 유일하게 발탁됐다. 

 

[OSEN=대전,박준형 기자] 15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진행됐다.7회초 무사 2루 상황서 마운드에 오른 한화 강재민이 역투하고 있다. 21.06.15 / soul1014@osen.co.kr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은 이날 엔트리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강재민 탈락과 관련한 질문에 "어제 보니 참 잘 던졌다. 그렇지만 올림픽은 우리가 잘해서 5경기 하면 좋지만 더 많은 경기를 할 수 있는 일정이다. 그래서 투수들을 짧게 짧게 활용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주변에서 크게 아쉬워하고 있지만 심지 굳은 강재민은 전혀 흔들릴 것 같진 않다. 그는 "올림픽은 저 혼자만의 동기 부여였다. 마음 속으로 그 목표를 갖고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며 "(올림픽 발탁 여부를) 신경 쓰지 않고 팀에서 계속 좋은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는 "한화를 넘어 한국의 필승조"라는 말로 시즌 전부터 강재민을 치켜세웠다. 강재민은 "로사도 코치님과 이동걸 코치님께서 최고 필승조가 될 것이라며 믿음과 자신감을 심어주셨다. 더 자신감을 갖고 제 장점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비록 올림픽 태극마크는 새기지 못했지만 강재민이 현재 KBO리그 최고의 불펜투수란 사실은 틀림없다. /waw@osen.co.kr

[OSEN=대전,박준형 기자] 15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진행됐다.7회초 무사 2루 상황서 마운드에 오른 한화 강재민이 롯데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은뒤 미소 짓고 있다. 21.06.15 /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