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키즈→넘버원 2루수, 도쿄에 갈 자격 증명한 2000년생 내야수
2021.06.15 14:14:21

[OSEN=수원 , 곽영래 기자]5회초 1사 한화 정은원이 솔로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2021.06.12 /youngrae@osen.co.kr


[OSEN=이상학 기자] 2000년생 정은원(21·한화)은 지난 2008년 올림픽을 보고 야구를 시작한 '베이징 키즈'다. 어릴 때부터 야구를 좋아했던 소년은 베이징 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을 보고 야구선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해 겨울부터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로 들어섰고, 2018년 2차 3라운드로 한화에 지명됐다.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며 밀레니엄 세대 1호 홈런의 주인공이 된 정은원은 빠르게 1군 선수,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다. 4년차가 된 올해는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2루수로 폭풍 성장해 도쿄 올림픽까지 바라보고 있다. 

정은원은 14일 현재 팀의 57경기 모두 출장, 타율 2할9푼 60안타 2홈런 16타점 35득점 10도루 48볼넷 43삼진 출루율 .424 장타율 .411 OPS .835를 기록 중이다. 리그 최다 볼넷을 얻어내며 출루율 부문 7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2루수 중 정은원을 넘는 선수가 올 시즌에 없다. 리그 전체 2루수를 통틀어 출루율·OPS·안타·볼넷·도루 1위, 장타율 2위, 타율 3위. wRC+(139.7), WAR(2.25) 등 세부 지표에서도 2루수 중 독보적인 1위를 달리며 '넘버원 2루수'로 자리 잡았다. 실책 4개로 수비율 .980을 기록 중인데 200이닝 이상 수비한 2루수 9명 중 5위로 딱 평균이다. 수비가 리그 최고라고 할 순 없지만 어디 내놓아도 떨어지진 않는다. 

16일 발표될 도쿄 올림픽 최종 엔트리에 충분히 발탁될 만한 성적이다. 지난 3월 발표된 사전 등록 명단에 2루수로는 정은원 외에 김상수(삼성), 김선빈(KIA), 안치홍(롯데), 박민우(NC), 김혜성(키움), 최주환(SSG)이 있다. 모두 리그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지만 올 시즌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정은원이 '원탑'이다. 


[OSEN=지형준 기자] 210508 한화 정은원. /jpnews@osen.co.kr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시즌 초부터 정은원을 국가대표 후보로 꼽았다. 그는 "정은원 정도의 출루율이라면 모든 팀이 꿈꾸는 1번타자다. 훈련을 정말 열심히 하는 연습 벌레이기도 하다"며 "이제 만 21살 어린 선수다. 경험을 쌓으면 더 좋아질 것이다"고 칭찬했다. 

성적만 보면 도쿄행 자격을 갖췄다. 그런 정은원의 유일한 약점(?)은 국가대표 경험이 없다는 것. 한 번의 실수로 성패가 갈리는 단기전인 국제대회 특성상 코칭스태프는 경험이 많은 선수를 쉽게 외면하기 어렵다. 안치홍, 김상수, 박민우 등 2루에 국제대회 경험 있는 선수들이 있다. 

국가대표 선수 선발은 김경문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고유 권한이다. 안정성을 중시한다면 경험이 많은 선수에게 자리가 주어지겠지만 세대교체도 생각한다면 2루는 정은원이다. 2008년 올림픽을 보며 꿈을 키운 베이징 키즈 정은원이 도쿄행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그 결과는 16일 공개된다. /waw@osen.co.kr

 

[OSEN=대전, 곽영래 기자] 6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3회말 무사 2루 한화 정은원이 안타를 때린 뒤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