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2G만에 도쿄행 오디션…차우찬, MOON의 마음 훔쳤을까?
2021.06.14 11:51:59

[OSEN=잠실, 조은정 기자]3회초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LG 선발 차우찬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cej@osen.co.kr


[OSEN=잠실, 이후광 기자] 돌아온 차우찬(LG)이 김경문호의 좌완 기근을 해결할 수 있을까.

김경문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12일 최일언, 이종열 코치와 함께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맞대결을 현장에서 관전했다. 도쿄올림픽 최종엔트리 발표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마지막 옥석을 가리기 위해서였다. LG는 17명, 두산은 13명이 야구대표팀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김경문 감독은 그 중에서도 특별히 LG 선발로 나선 베테랑 좌완 차우찬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했다. 부상 복귀 후 두 번째 등판을 가진 차우찬은 이날 5이닝 2피안타 4사사구 6탈삼진 2실점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최고 구속 142km의 직구(39개) 아래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 정교한 변화구를 곁들이며 4회까지 노히터 위력투를 뽐냈는데 노련한 완급조절과 변화구 제구가 일품이었다.

2008년 베이징 영광 재현에 나서는 김경문 감독의 현재 최대 고민은 좌완투수다.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 트리오 류현진(토론토),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양현종(텍사스)이 모두 미국으로 진출하며 공백이 생겼기 때문. 예비명단에 양현종을 포함 총 20명의 좌완투수를 올렸지만, 뽑을만한 마땅한 자원이 보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그런 가운데 차우찬이 예상보다 빠르게 복귀하며 김경문호의 새로운 왼손 대안으로 떠올랐다.



차우찬은 프로 통산 454경기 111승을 거둔 베테랑 좌완투수다. 이번 예비명단 투수 중 국제대회 경험이 가장 풍부한 선수이기도 하다. 그 동안 태극마크를 달고 주로 롱릴리프 역할을 수행하며 한국 야구 영광의 순간을 함께한 그였다.

그렇기에 LG와 마찬가지로 김경문호도 차우찬의 빠른 복귀 및 컨디션 회복이 반갑기만 하다. 차우찬은 6일 광주 KIA전에서 317일만의 복귀전을 갖고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뒤 이날 경기서도 정교한 변화구 제구를 선보였다. 우완 정통파와 사이드암 투수 일색인 대표팀 마운드에 차우찬이 더해진다면 한층 폭넓은 마운드 운영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김경문 감독은 지난 10일 “옆구리 투수들이 강세인데 그 선수들을 살리려면 왼손 투수가 있어야 한다. 사이드암이 선발로 던지고, 좌타자 위주 라인업이 나오면 2번째 투수로 왼손을 기용할 수 있다. 이어 다시 좋은 사이드암 투수를 던지는 운영을 해야 한다”고 좌완투수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김경문 감독은 오는 16일 오전 11시 KBO에서 대망의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최종 엔트리 24명을 공개한다. 복귀 후 2경기만에 올림픽 오디션을 치른 차우찬이 이번에도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2경기 투구로 봤을 때 김경문 감독의 마음을 훔쳤을 가능성이 높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