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넘볼 수 없는 한화의 52번…99번도 9년째 임시 결번
2021.01.28 17:51:59

[OSEN=이대선 기자] 김태균 /sunday@osen.co.kr

[OSEN=이상학 기자] 한화의 52번은 누구도 가질 수 없었다. 

한화는 2021시즌 선수단 배번을 27일 최종 확정했다. 지난해 시즌 종료 후 대대적인 팀 쇄신으로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떠나면서 선수단 번호 이동도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뤄졌다. 

송광민과 이용규가 쓰던 7번과 19번은 각각 강경학과 강상원이 새로운 주인이 됐다. 최진행이 사용하던 25번은 외국인 타자 라이온 힐리의 몫. 윤규진과 안영명이 달았던 55번과 38번은 각각 강재민과 문동욱이 넘겨받았다. 

하지만 ‘레전드’ 김태균의 상징과 같은 52번은 누구도 달지 않았다. 영구결번이 유력한 52번을 누구도 감히 넘보지 않았다는 후문. 사실상 임시 결번 예우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김태균은 올해 성대한 은퇴식이 계획돼 있다. 은퇴식 일정이 잡히는 시점에 맞춰 영구결번이 공식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균은 지난해 10월 은퇴 기자회견 당시 영구결번과 관련한 질문에 “구단에서 결정하는 것이다. 결정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것이다”며 “나보다 훌륭한 선수도 많다. 뛰어난 선수가 할 수 있는 영광스런 것이다.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기다리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한화는 빙그레 시절부터 활약한 3명의 레전드 선수들의 배번이 영구결번으로 남아있다. 장종훈의 35번, 정민철의 23번, 송진우의 21번이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한켠에 영구히 걸려있다. 김태균까지 확정되면 한화는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4명의 영구결번 선수를 보유하게 된다. 


[OSEN=지형준 기자] 한화 시절 류현진 /jpnews@osen.co.kr
 

김태균의 52번 외에도 한화에는 또 다른 임시 결번이 있다. 류현진(토론토)이 데뷔 때부터 함께한 99번은 그가 메이저리그로 떠난 2013년부터 9년째 누구도 쓰지 않고 있다. 워낙 상징성이 큰 선수라 감히 넘볼 수 없는 번호. 2013년 신인 투수 송창현이 99번을 원했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와전된 일이었다. 

류현진은 미국으로 가기 전 “내가 돌아오기 전까지 99번이 비어있었으면 좋겠다. 99번을 물려주고 싶은 후배도 없다”며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기회가 될 때마다 친정팀 한화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인 만큼 훗날 주인이 돌아오기까지 99번은 결번으로 남을 전망이다. 

레전드 선수들이 해외에 나간 뒤에는 그 번호를 비워놓는 게 일종의 예우로 여겨지고 있다. ‘국민 타자’ 이승엽이 일본에서 활약한 8년간 삼성의 36번은 누구도 손을 대지 않았다. 2012년 복귀한 이승엽의 것이었다. 은퇴 후 이승엽의 36번은 삼성의 영구결번으로 남아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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