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2019' 서진용, "좋을 때 폼 잘 기억하겠다"
2021.01.07 12:15:40

[OSEN=최규한 기자] SK 투수 서진용.
 

[OSEN=홍지수 기자] “좋았을 때 투구폼, 잘 기억하고 2021시즌 준비하겠다.”

정규 시즌 9위, 팀 타율 9위(.250), 팀 평균자책점은 최하위. SK 와이번스가 2020시즌에 받아들인 성적표다. 이길 수 있는 공격력이 부족했고, 지킬 수 있는 방어력도 약했다. 특히 투수들은 2020년 한 시즌 동안 온갖 질책을 감내해야 했다.

2020시즌 SK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5.35로 9위,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5.94로 최하위였다. 2021시즌에 반등하려면 마운드 개선이 필요하다. 그래도 지난해 한 시즌 동안 묵묵히 제 할 일을 다한 선수들은 있다. 이들이 2021시즌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우선 서진용(29)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2020년 SK 마운드는 큰 공백이 있었다. ‘에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메이저리그 무대로 떠났고, 외국인 투수 2명 중 한 명은 아파서 일찌감치 짐을 쌌다. 또 2019년 세이브왕 하재훈은 부상과 부진으로 지난해 6월 21일 키움전을 끝으로 1군 무대에서 사라졌다. 서진용은 끝까지 버텼다.

서진용은 2020시즌 63경기에 등판해 2승 7패 8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했다. 72경기에서 3승 1패 4세이브 33홀드, 평균자책점 2.38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던 2019시즌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았지만 팀 내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지며 제 몫을 다했다. 

그는 선발과 불펜을 오간 투수들을 제외하고, 구원으로만 나선 투수 중 가장 많은 61이닝을 던졌다. 리그 홀드 2위를 기록한 2019시즌에도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68이닝을 던졌다. 2시즌 연속 60이닝 이상을 책임지며 SK 불펜진 핵심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SK는 악조건 속에서 버텼다. 남은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핀토는 리그 최다 패배(15패 6승)를 기록하는 등 마운드가 전반적으로 어지러웠다. 서진용마저 없었다면 SK는 9위가 아니라 최하위로 정규 시즌을 마쳤을 가능성도 컸다.

하지만 언제까지 과거 기억 속에 갇혀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2021시즌을 맞이할 필요가 있다. 선수단 구성원 변화가 많이 있었다. 감독, 투수코치 모두 새로 바뀌었다. 대표이사, 단장마저 교체됐다. 서진용도 다시 각오를 다졌다.

그는 OSEN과 통화에서 “지난 것은 잊어버리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준비하고 있다. 누구 한 명이 잘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모두 잘 해야 한다. 건강하게 잘 준비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서진용은 지난해 안 좋았던 점은 버리고 좋았던 것만 가져가려고 한다. 그는 “지난해 전반기에 좋지 않았다. 그 당시에는 안 좋았을 때 투구 폼으로 던지게 되더라. 그러다 좋아졌는데, 좋았을 때 투구 폼을 잘 기억하고 2021시즌에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서진용이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점은 제구력이다. 그는 패스트볼 최고 150km 이상 던질 수 있는 투수로 SK 마무리 기대주였다. 하지만 제구가 잡히지 않아 애를 먹었다. 그러다 홀드 2위를 한 2019년, 구속은 2~4km 정도 떨어졌지만 제구가 잘 되면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챙겼다.

그는 “홀드 2위를 했을 때에는 구속이 146~147km 정도까지는 나왔다. 그런데 지난 시즌에는 투구 폼이 흔들리면서 힘이 분산돼 구속이 오락가락했다. 패스트볼이 시속 140 초반 나오다가 149km 찍은 적도 있다”며 “강하게 던지면 구속은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제구가 중요하다. 무리하게 구속을 끌어 올리다가 경기를 망칠 수 있다. 일단은 제구에 계속 신경을 쓰고 시즌 준비를 잘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래도 서진용은 여유가 좀 생긴 듯하다. 2015년 프로에 데뷔해 이제 6시즌을 보냈다. 그는 “누구나 긴장은 늘 한다”면서 “대신 위기 상황이 오면 예전보다 경험을 통한 노하우가 생기는 듯하다”고 말했다.

SK는 2020년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하는데, 주축 투수들이 힘을 내줘야 SK도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 서진용의 2021년 활약을 기대해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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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