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머도 없고, 시간도 없고’ 나성범, 김재환*의 전철 밟나
2021.01.07 11:08:18


 

[OSEN=한용섭 기자] 나성범(32)의 메이저리그 진출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결정의 시간은 이제 3일 남았다. 

나성범은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후 예정대로 포스팅을 신청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렸다. 일찌감치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에이전시 계약을 하고 미국 진출을 준비해왔다.  

2019시즌 23경기만 뛰고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시즌 아웃됐던 나성범은 2020시즌 130경기에서 타율 3할2푼4리 34홈런 112타점 OPS .986을 기록했다. 홈런은 개인 최다 기록. 수술 후유증을 딛고 커리어하이 수준의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지금까지 상황은 여의치 않다. 보라스는 나성범을 ‘5툴 플레이어’로 어필했으나, 미국 매체들의 나성범 평가는 박하다. 만 32세의 적지 않은 나이, 지난해 무릎 수술로 인한 주루 플레이와 수비 범위 지적, 25%에 달하는 삼진률(148탈삼진/584타석) 등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이 지적받았다. 

미국 현지에서 나성범에 대한 반응도 기대이하다. 에이전트가 다각도로 나성범 세일즈를 하고 있고, 물밑으로 접촉을 하고 있겠지만 외부로 드러난 루머도 제대로 없다.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와 계약하기 전까지 현지 매체들이 많은 관심 구단들을 언급하고 계약 규모를 예상한 것과 대조적이다.

그나마 마이애미 말린스가 ‘좌타 우익수’에 관심있다는 소식에 나성범의 행선지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다른 후보자들도 쟁쟁하다. 지난해 코로나 펜데믹으로 한시적으로 도입한 내셔널리그 지명타자제도가 올해도 계속될지 미확정 상태라, 외야 수비 능력을 높게 평가받지 못하는 나성범에겐 불리하다. 

메이저리그 수준의 수비력을 갖추지 못한 코너 외야수의 한계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후 팀내 간판타자인 김재환이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시즌 중간에 해외 진출과 관련해 외부로 드러나지 않아서 다소 뜻밖의 행보였다. 김재환은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며 30~40개 홈런을 때린 장타력을 어필했다. 그러나 결과는 포스팅에 실패하고 두산에 잔류했다. 

나성범이 김재환보다 수비, 어깨, 주루 등에서 더 우위에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영향력을 지닌 보라스의 막판 협상력에 기대하는 수 밖에 없다. 
 

기사제공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