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투저' 시대인데 외면받는 FA 투수들…찬밥 신세 왜?
2021.01.06 16:03:01

 

[사진] 이용찬-유희관-차우찬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KBO리그는 여전히’ 타고투저’ 시대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리그 평균자책점 4.78은 역대 39시즌 통틀어 8번째로 높은 수치. 모든 팀들이 투수 부족에 시달리며 어려움을 겪었다. 좋은 투수는 ‘금값’이 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그런데 정작 올 겨울 FA 시장에서 투수들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9명의 선수들이 FA 계약을 체결했는데 투수는 우규민(삼성) 1명이 유일하다. 우규민은 1+1년 최대 10억원에 계약했지만, 인센티브를 제외하면 1년 2억원만 보장받았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 중인 양현종을 제외해도 유희관, 이용찬, 차우찬, 김상수 4명의 투수 FA가 미계약 신분으로 시장에 남아있다. 해를 넘겨도 협상 진전 소식이 없다. 시장의 관심이 미지근해 원소속팀과 재계약 외에는 마땅한 선택지도 없는 상황이다. 

첫 FA 자격을 얻은 ‘느림의 미학’ 유희관이 대표적이다. 역대 4번째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로 꾸준함을 보였지만 만 36세에 A등급으로 보상 규모가 크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지난해 5점대(5.02) 평균자책점으로 고전했다. 통산 평균자책점도 잠실(3.86)에 비해 비잠실(5.24) 경기가 좋지 않았다. 다른 팀들의 구미를 당기기 어려운 요소. 

만 32세로 비교적 젊은 나이인 이용찬은 선발과 구원 모두 경험이 풍부하다는 강점이 있다. 다만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재활을 하고 있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FA 신청을 1년 미루지 않고 시장에 나왔으나 시즌 중반 이후 활용 가능하다는 점이 약점이다. 유희관과 마찬가지로 A등급이라 보상 조건도 만만치 않다. 

4년 전 LG와 투수 역대 최고액 95억원에 계약하며 대박을 터뜨린 차우찬도 두 번째 FA는 쉽지 않다. 지난해 어깨 통증으로 13경기 64이닝 투구에 그쳤고, 후반기에 돌아오지 못했다. 평균자책점 5점대(5.34) 하락세. FA 재자격으로 B등급을 받았으나 다른 팀들의 오퍼를 기대하기 어렵다. 만 34세로 구속 저하가 뚜렷한 점이 발목을 잡는다. 

가장 곤란한 상황에 처한 선수는 김상수다. 2019년 한 시즌 역대 최다 40홀드 기록을 세우며 구원투수로 입지를 다져왔지만 원소속팀 키움이 깊은 내홍을 겪으면서 제대로 된 협상 테이블도 못 차렸다. 원소속팀과 협상 중인 유희관, 이용찬, 차우찬에 비해 제대로 찬바람 맞고 있다. A등급으로 보상 규모도 큰 편이라 여러모로 답답한 상황이다. 

어느덧 해가 바뀌었다. 구단들은 내달 스프링캠프에 들어가기 전 전력 구성을 끝마친다. 이제 미계약 FA 선수들에게 남은 시간이 한 달도 되지 않는다. /waw@osen.co.kr

[OSEN=수원 , 곽영래 기자] 김상수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