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우산 효과' 김재환*, FA 시즌에 찾아온 ‘홀로 서기’
2021.01.03 13:17:59

[OSEN=고척, 김성락 기자]


[OSEN=이종서 기자] ‘잠실 거포’ 김재환(33)이 4번타자로서 위압감을 뽐낼 수 있을까.

김태형 감독이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후 두산 베어스의 4번타자는 김재환이었다. 데뷔 때부터 남다른 파워를 자랑하며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그는 김태형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리그 최고의 파워히터로거듭났다.

2016년 37개의 홈런을 날린 그는 2017년에도 35개의 대포를 터트리며 거포로서 존재감을 뽐냈다. 2018년에는 44개의 아치를 그리면서 타이론 우즈 이후 20년 만에 ‘잠실 홈런왕’에 올랐다.

2019년 공인구의 반발력이 줄어들면서 슬럼프를 맞은 그는 15홈런에 그쳤다. 그러나 2020년 다시 30개의 홈런을 기록하면서 거포로서 부활 신호탄을 쐈다.

그동안 김재환의 활약에는 든든한 동료가 있었다. 김재환에 이어 주로 5번타자로 배치돼 2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오재일과 2018년 26개의 홈런을 날리면서 본격적으로 장타자로 거듭난 최주환이다.

이들이 김재환 뒤에서 배치되면서 투수들은 김재환과도 승부를 봐야만 했다. 실제 김재환이 많은 홈런을 날렸던 2016~2018년에는 오재일 역시 25홈런 이상을 치면서 커리어하이를 보내기도 했다. 서로가 서로를 보완해주며 '우산 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올 시즌 역시 오재일과 최주환은 각각 16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2021년 시즌 김재환은 '홀로서기'를 해야한다. 두산의 거포 자원인 오재일과 최주환이 모두 FA 자격을 얻고 각각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로 이적했다.

아직 두산에는 이들을 대체할 차기 거포가 나오지 않았다. 1루수 후보인 김민혁, 신성현 등은 아직 1군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해 물음표가 달렸다. 보상 선수로 영입한 강승호와 박계범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은 좋지만 아직 미완의 대기 상태다. 외국인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그나마 지난해 21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김재환과 함께 장타를 기대할 수 있는 자원이다.

2021년 시즌을 마치면 김재환도 FA 자격을 얻는다. 김재환으로서도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인정받기 위해서는 '잠실 거포'의 모습을 다시 되찾아야 한다. 그러나 함께 중심 타선을 구성하던 이들과의 이별로 김재환은 좀 더 무거워진 어깨로 타석에 들어서게 됐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