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최초 외국인 감독 대결, 윌리엄스-수베로 누가 웃을까
2021.01.02 21:01:02

[사진] 윌리엄스-수베로 감독
 

[OSEN=이상학 기자] 2021년에는 KBO리그 최초로 외국인 감독 맞대결이 펼쳐진다. 단일 시즌 최초로 2명의 외국인 감독이 팀을 이끈다. KIA 맷 윌리엄스(56) 감독과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49) 감독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역대 KBO리그의 외국인 감독은 단 4명뿐. 지난 2008~2010년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 2017~2018년 SK 트레이 힐만 감독이 각각 가을야구 진출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성공을 거둔 뒤 2020년 KIA가 윌리엄스 감독을 선임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꼴찌 후보였던 KIA를 시즌 중반까지 5강 싸움으로 이끌며 6위로 마쳤다. 첫 해부터 기대이상 성과를 내며 외국인 감독 성공 계보를 이어갔고, 이에 한화도 구단 최초 외국인 사령탑 수베로 감독을 선임해 2021년을 새롭게 연다. 

외국인 감독은 학연, 지연에 얽매이지 않고 편견 없이 선수를 평가하고 기용한다. 선수단에 동기부여가 달라진다. 수평적 관계로 팀 분위기도 일신할 수 있다. 현장과 프런트 구분이 명확한 미국에서 온 만큼 구단과 협업도 원활하다. 선진적인 지도 방식, 훈련 시스템을 접목시킬 수 있다. 

지난해 KIA는 윌리엄스 감독 효과를 충분히 봤다. 리빌딩 팀이지만 나지완, 나주환, 홍상삼 등 베테랑 선수들에게도 충분한 기회를 주며 신구 조화를 이뤘다. 팀 전력의 한계가 뚜렷했지만 쉽게 포기하지 않는 야구로 역전승 부문 리그 1위(38승)에 올랐다. 



[OSEN=수원, 김성락 기자]나지완이 홈을 밟은 뒤 윌리엄스 감독에게 꽃다발을 건네받고 있다./ksl0919@osen.co.kr

 

2년차 시즌을 맞이하는 윌리엄스 감독은 5강 이상의 성적으로 실적을 내야 한다. 애런 브룩스와 재계약하고, 다니엘 멩덴을 영입해 강력한 외국인 원투펀치를 구축했지만 야수진은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이 없다. 최원준 같은 선수를 발굴하고 키우는 게 숙제. 1년을 함께하며 선수단과 리그 파악을 끝마친 만큼 주변 눈높이가 훨씬 높아졌다. 

수베로 감독에겐 험난한 길이 열렸다. 창단 첫 10위로 추락하며 끝 모를 암흑기를 보내고 있는 한화를 살려야 한다. 기존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나 황무지가 되어버린 팀에 새싹을 키우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다. 마이너리그 15년 감독 경력의 육성 전문가이지만 그에게 어느 때보다 어려운 미션이다. 디테일에 강한 수베로 감독의 지도가 노시환, 임종찬, 박정현 등 야수 유망주들을 어떻게 키워낼지 궁금증을 낳는다. 

윌리엄스 감독에 비해 수베로 감독은 선수나 지도자로서 경력이 화려하지 않다. 메이저리그 통산 378홈런, 올스타 5회에 빛나는 스타 선수 출신인 윌리엄스 감독은 2014년 워싱턴에서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상도 받았다. 반면 선수로서 빅리그 경험이 없는 수베로 감독은 2016~2019년 밀워키 코치로 4년을 경험한 게 메이저리그 경력의 전부. 

윌리엄스 감독이 걸어온 길과 대척점에 있지만 수베로 감독은 오랜 기간 마이너리그에서 내공을 쌓았고, 리빌딩이 절실한 한화의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총 16차례 직접적인 대결을 포함해 2021년 두 외국인 감독이 어떤 성적과 결과를 내놓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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