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억 빅리거→13억 반토막 일본행, NC는 왜 테임즈 재영입 안했나?
2020.12.30 23:19:28

 

[OSEN=창원, 이대선 기자] 20일 오후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앞서 밀워키 테임즈가 시구를 마치고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sunday@osen.co.kr



[OSEN=조형래 기자] KBO리그를 폭격하고 NC 다이노스에서 많은 추억을 남겼던 에릭 테임즈(34)가 다시 아시아 무대를 택했다. 하지만 KBO리그와 NC가 아닌 일본 프로야구였다. 

‘스포츠호치’ 등 일본 언론들은 30일,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에릭 테임즈와 계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1년, 추정 연봉은 120만 달러(약 13억 원)이다. 

테임즈는 KBO리그와 인연이 깊다. 2014시즌부터 NC 유니폼을 입고 3년 동안 리그를 압도했다. 통산 390경기 타율 3할4푼9리 472안타 124홈런 382타점 64도루의 기록을 남겼다. 2015시즌이 절정이었다. 역대 최초 단일 시즌 힛 포더 사이클 2회, 최초 40홈런-40도루 달성 등의 기록을 남겼고 리그 MVP를 수상했다.

3시즌 동안 KBO리그를 폭격한 테임즈의 활약에 메이저리그도 주목했고 2017시즌을 앞두고 미국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워스와 3+1년 총액 16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으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메이저리그 복귀 이후 첫 3시즌 동안 31홈런-16홈런-25홈런으로 장타력을 과시했다. 

테임즈는 2020시즌을 앞두고 워싱턴 내셔널스와 1+1년 최대 7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올해 연봉은 300만 달러(약 32억 원), 2021시즌 구단 옵션 400만 달러(약 43억 원), 바이아웃 100만 달러(약 11억 원)의 조건이었다. 그러나 올해 타율 2할3리 3홈런 12타점으로 부진했고 방출됐다. 결국 테임즈는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게 됐다.

아시아 무대를 맹폭격 했고 최근까지 장타력을 갖춘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했던 테임즈다. 하지만 일본 무대를 다시 택하면서 받은 연봉은 예상보다는 적은 금액이다. 올해 KBO리그 MVP 멜 로하스 주니어는 한신 타이거즈와 2년 총액 550만 달러(인센티브 포함, 약 60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던 것을 감안하면 턱 없이 적은 연봉.

지난해 밀워키와 3년 계약이 끝나고 옵션 연장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테임즈의 한국 복귀는 NC 겨울의 최대 화두였다. 2017년 KBO리그 무대를 떠난 테임즈의 보류권은 NC가 5년 간 갖고 있다. NC가 보류권을 풀지 않는 이상 2021년까지 테임즈는 NC로만 KBO리그 복귀가 가능하다. 재계약 대상자로 간주가 되면서 100만 달러 연봉 상한제도 적용 받지 않는다.

그러나 그동안 테임즈를 품을 수 없었다. 여전히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비지니스는 또 다른 문제였다. 현역 빅리거였던 테임즈의 몸값 수준을 맞추기도 힘들었다.

그러나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으면서 연봉이 1년 만에 절반 이상 깎였다. 일본을 택하는 선수들이 가장 고려하는 금전적인 메리트는 거의 없다. 이 정도 연봉이면 적응이 좀 더 수월한 한국 무대 복귀를 택할 수도 있었다. NC 역시도 몸값이 많이 떨어진 테임즈의 영입을 고려해볼 수 있었을 터. NC도 이 정도 실탄은 있었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 계약을 발표하지 않은 NC다. 19승 외국인 투수 드류 루친스키, 30홈런 100타점의 호타준족 중견수 애런 알테어와 재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고 새 외국인 투수를 찾고 있다. 알테어의 활약도 준수했지만 테임즈가 보여준 파괴력은 리그에서 따라올 자가 없다. 팀 역시 나성범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포스팅을 신청한 상황에서 대체자원을 준비해야 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테임즈와 협상을 진행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NC의 선택은 아니었다. NC 관계자는 “루친스키와 알테어 모두 계약 마무리 단계에 놓여 있다. 새로운 외국인은 조만간 투수로 결정이 될 것 같다"면서 "테임즈의 경우 좋은 선수인 것은 맞기는 하다. 11월 테임즈가 풀렸을 때 알테어와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지만 재계약을 결정하고 나서는 우리는 알테어와 최우선으로 협상에 임했다. 테임즈를 데려오면 야수 2명 투수 1명이다. 위험 부담이 있다. 그 부분은 고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