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 영입' 외인 타자 타격 올인한 한화, 휑해진 외야 어쩌나?
2020.12.06 21:49:03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외국인 외야수를 포기한 한화가 타격에 올인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69홈런의 라이온 힐리(28)가 한화에 새롭게 합류했다. 거포 갈증은 씻었지만 한화가 당초 생각한 외야 포지션이 아니다. 휑해진 외야 라인을 어떻게 메울지 궁금증을 낳는다. 

한화는 6일 우투우타 내야수 힐리를 총액 100만 달러에 영입했다. 올 시즌 한화는 제라드 호잉이 부진 끝에 일찍 방출됐고, 대체로 들어온 브랜든 반즈도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며 외국인 타자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내년에는 힐리가 팀의 부족한 장타를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출신으로 193cm, 104kg 건장한 체격을 갖춘 힐리는 2013년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100순위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지명됐다. 이어 2016년 7월 빅리그에 데뷔해 72경기 홈런 13개 장타율 .524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해 9월에는 아메리칸리그 이달의 신인상도 받았다. 

2017년은 주전으로 도약했다. 149경기 타율 2할7푼1리 25홈런 78타점 OPS .754로 활약했다. 시즌 후 시애틀 매리너스로 트레이드됐고, 2018년 133경기 타율 2할3푼5리에 그쳤으나 홈런 24개로 장타력은 건재했다. 2년 연속 홈런을 기록했지만 선구안에 약점을 드러냈다. 2019년에는 허리와 엉덩이 부상으로 47경기만 뛰며 타율 2할3푼7리 7홈런 26타점에 그쳤다.

시애틀에서 방출된 뒤 밀워키 브루어스와 1년 계약을 했으나 코로나19 악재 속에 올해는 4경기만 출장했다. 최근 2년은 아쉬웠지만 메이저리그 5시즌 통산 405경기 타율 2할6푼1리 395안타 69홈런 214타점 OPS .748로 주목할 만한 성적을 냈다. 우타 거포로서 매력이 있다. 2011~2015년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5시즌 통산 71홈런을 터뜨린 윌린 로사리오와 비교될 만하다. 로사리오는 2016~2017년 한화에서 각각 33개, 37개로 70홈런을 쳤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화는 로사리오가 활약한 2017년을 끝으로 장타력이 눈에 띄게 급감했다. 2018년부터 최근 3년간 팀 홈런 7-8-10위, 장타율은 9-9-10위에 그쳤다. 올해 팀 홈런 71개는 리그 9위 두산(125개)에도 46개 뒤진 압도적 꼴찌. 2년차 노시환(12개)이 유일한 두 자릿수 홈런 타자로 팀 내에 장타를 칠 만한 거포가 실종됐다. 장타력이 강점인 힐리는 한화의 취약점을 메울 수 있는 최적의 카드. 포지션은 3루수와 1루수로 코너 내야가 가능하지만 한화는 수비보다 타격에 초점을 맞춰 영입했다. 

힐리 영입으로 중심타선을 든든하게 채웠지만 반대로 외야가 너무 휑하다. 당초 한화는 외국인 외야수를 찾았다. 시즌 후 베테랑 선수들을 정리하며 주전 중견수 이용규와 거포 외야수 최진행이 이탈했고, 1군에서 풀타임 경험이 있는 외야수는 노수광, 정진호 둘뿐이다. 풀타임 주전 경험은 노수광이 유일하다. 외야에 무게를 두며 1루도 소화 가능한 외국인 타자 후보를 물색하고 접촉했지만, 일본으로 이적하거나 미국 잔류를 택하면서 선택지에서 지워졌다. 

한화는 신인 임종찬, 최인호, 2년차 유장혁, 5년차 이동훈등 가능성 있는 외야 유망주들이 있으나 1군에서 당장 풀타임 주전을 소화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아무리 리빌딩 시즌이라도 기존 외야 자원만으로 시즌 전체를 보내는 건 너무 무모하다. 가뜩이나 허약한 외야에 외국인 타자도 없다.

한화의 외야 보강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외부 영입으로는 트레이드와 FA 영입이 있다. 트레이드는 카드가 맞아야 한다. 한화와 트레이드 협상을 하는 팀들은 대부분 젊은 투수들을 요구한다. 마운드 리빌딩이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 한화이지만 트레이드 시장에서 가치가 높은 투수를 쉽게 놓아줄 수 없다. 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결국 FA 영입으로 시선이 향한다. 올 겨울 FA 시장에 외야수는 최형우, 정수빈이 있다. 리그 톱클래스 타자 최형우는 올해 KIA에서 지명타자로 뛰어 외야수로 보기 어렵다. 만 37세 베테랑으로 젊은 팀으로 변화를 모색하는 한화 팀 기조와 어울리지 않는다. 만 30세인 정수빈이 한화의 영입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FA 영입시 부작용 중 하나가 기존 선수들의 상실감이지만 지금 한화 외야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 모든 선수들에게 기회가 열려있고, 정수빈이 가세하면 더 큰 경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waw@osen.co.kr